[ 지금 시국에 현타를 느낄 사람을 위한 THREAD ]

zzoha 연구원님이 좋은 글을 써주셔서 그대로 옮겨봤습니다.

테라와 FTX 멸망으로 저같은 승냥이들은 유동성 유동성 울부짖지만 블록체인의 미래를 보고 시작한 사람이 업계에 크게 실망하고 떠나는 경우가 잦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헌정하는 글..!

[ ✍️ 글 시작 ]

한 업체의 문제로 매도당한 업계가 크립토뿐만은 아니었다. 지금은 한 섹터로 자리잡은 IT도 2000년대 초반에는 닷컴버블로 곤욕을 치렀다.

'닷컴버블'을 등에 업은 1999년 코스닥 기업이 흡수한 돈은 5조7000억원이었다고. 하지만 2000년 2월과 4월 각각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이후 코스닥은 2021년 시장에 유동성이 풀릴 때까지 20년 넘게 전고점(1000)까지 도달하지 못 했다.

당시 IT 시장은 정부가 밀어주는 시장임에도 그렇게 고꾸라졌다. 연금기금이 벤처에 투자할 수 있었으며, 벤처기업으로 전환 3년 이내 기업에 5년 이상 투자한 엔젤투자자는 세제 감면 혜택도 받았다.

골드뱅크는 '광고만 봐도 현금을 준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주가가 상장 첫 날 800->1년 후 3만700원. 주가 수익비율도 9999배였다. (코인보다 더한 수준이네)
새롬기술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다이얼패드 법인 설립으로 주가가 640배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골드뱅크는 닷컴 버블 붕괴 후 주가가 900원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김진호 전 대표의 횡령 혐의+ 새롬기술의 오상수 전 사장도 분식 회계 혐의로 사법처리.

한 마디로 크립토 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모럴 해저드가 심해서 테라/루나 사태나 FTX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님. 어디든 신생 시장은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리고 그때 살아남은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라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이해진 네이버컴, 1998년 김범수 한게임커뮤니케이션)

크립토 이외에 여론의 인식이 곱지 않던 산업은 또 있다. 바로 게임업계다. 정부와 언론은 게임에 중독되는 바람에 현실을 구분하지 못 하고 가족을 죽인 일부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고 2010년부터 '게임 중독'이란 표현을 확산시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무리하게 게임을 몰아가는 보도도 있었다.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PC방에 들어가서 전력 차단기를 내린 것. 이후의 멘트가 가관이다. "순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 하고 게임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 (주식 매도 중이었다면 살인 났다;)

결국 '게임하면 폭력적이 된다'는 프레임이 만들어졌고 이는 2011년 11월 20일 셧다운제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접속이 금지된 것.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밤에 게임하면 더 난폭해지나?)

그랬던 게임업계도 지금은 '지스타'를 당당히 할 정도로 주요 섹터로 분류된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도 대기업 반열에 올랐고 지금은 오히려 게임과의 협업이 성공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IT업계와 게임업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모든 신생 시장은 처음부터 잘 풀리지 않는다. 특히 당장 실체가 보이지 않는 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그 와중에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었고 그들은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다.

테라가 망했다고, FTX가 파산했다고 이 업계가 끝난 게 아니다. 지금의 우리에겐 골드뱅크 상폐가 아무 느낌이 없겠지만 당시의 IT업계 사람들에겐 골드뱅크 주가 폭락으로 IT 시장이 끝났다는 위기감이 들었을 테고, 게임업계 사람들에겐 셧다운제가 그랬을 것이다.

결국엔 시간이 판단할 일. 물론 크립토가 IT, 게임업계처럼 잘 풀린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도 묵묵히 크립토 산업에서 본인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이 더 큰 변화를 이뤄낼지도 모른다.

[ ✔️ 느낀 점 ]

내 종목이 대멸망 시기를 지나도 살아있을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내 능력은 복리로 커리어가 된다. 크립토 롱을 외치면 업계에서 계속 일하는게 진정한 헷지일수도..? 그런데 저는... 나는 공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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