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칭찬의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1. (팀을 운영하다 보면) 처벌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하지만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리더가 처벌에 의지하는 것은 두려움이 아닌 자부심으로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니까.
2. 리더는 팀원이 팀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이룰 수 있을지, 만약 이룰 수 있다면 어디까지 이룰 수 있는지는 (리더가 가진) 동기부여 기술에 달려 있다.
3. 나는 ‘잘 고른 당근이 채찍보다 더 강하고 오래간다’는 결론에 항상 도달했다. 사실 당근은 그냥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동시에 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농구에서 당근은 경기에 나가게 하는 것이고, 반대로 가장 두려운 채찍은 벤치에 앉아 있게 하는 것이다.
5. 전통적인 당근에는 돈, 승진, 상 등이 있다. 당근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반드시 물질적이거나 눈에 보일 필요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아마도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칭찬보다 더 나은 당근은 없을 듯하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6.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어린 칭찬’이다. 진심 어린 칭찬은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어 준다. 반면, 처벌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7. 나는 내 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두려움이 아닌 자부심으로 가득한 팀이 되길 원했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헌신이야말로 위대한 경쟁력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8. (이처럼) 존경하는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은 (분명)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습관적이거나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특히) 빈번하게 남발하는 근거 없는 칭찬은 진심 어린 칭찬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9. (그렇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칭찬을 남발하는 리더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격려’를 희생시키는 셈이다. (그러니) 가식적인 칭찬은 아예 하지 마라.
10. 예를 들어, 나는 “대단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좋아,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라고 말했다.
11. 나는 정보 그 자체만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중요함을 늘 명심했다. 그렇기에 나는 어조와 태도에도 항상 신경을 썼고, 진심 어린 말만 하려고 노력했다.
- 존 우든 외, <88연승의 비밀> 중
1. (팀을 운영하다 보면) 처벌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하지만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 리더가 처벌에 의지하는 것은 두려움이 아닌 자부심으로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니까.
2. 리더는 팀원이 팀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이룰 수 있을지, 만약 이룰 수 있다면 어디까지 이룰 수 있는지는 (리더가 가진) 동기부여 기술에 달려 있다.
3. 나는 ‘잘 고른 당근이 채찍보다 더 강하고 오래간다’는 결론에 항상 도달했다. 사실 당근은 그냥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동시에 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농구에서 당근은 경기에 나가게 하는 것이고, 반대로 가장 두려운 채찍은 벤치에 앉아 있게 하는 것이다.
5. 전통적인 당근에는 돈, 승진, 상 등이 있다. 당근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반드시 물질적이거나 눈에 보일 필요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아마도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칭찬보다 더 나은 당근은 없을 듯하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6.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어린 칭찬’이다. 진심 어린 칭찬은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어 준다. 반면, 처벌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7. 나는 내 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두려움이 아닌 자부심으로 가득한 팀이 되길 원했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헌신이야말로 위대한 경쟁력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8. (이처럼) 존경하는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은 (분명)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습관적이거나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특히) 빈번하게 남발하는 근거 없는 칭찬은 진심 어린 칭찬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9. (그렇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칭찬을 남발하는 리더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격려’를 희생시키는 셈이다. (그러니) 가식적인 칭찬은 아예 하지 마라.
10. 예를 들어, 나는 “대단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좋아,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라고 말했다.
11. 나는 정보 그 자체만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중요함을 늘 명심했다. 그렇기에 나는 어조와 태도에도 항상 신경을 썼고, 진심 어린 말만 하려고 노력했다.
- 존 우든 외, <88연승의 비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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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ed from 전종현의 인사이트
쉬인이 점점 미국 본토에서 아마존의 영역으로 침범하는 중인가보다. 쉬인은 광고 BM을 가지고 있어서 아마존에 비해 커미션을 적게 가져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게 먹히는듯.
https://www.theinformation.com/articles/shein-makes-an-aggressive-pitch-to-woo-u-s-amazon-sellers?rc=jfx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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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formation
Shein Makes an Aggressive Pitch to Woo U.S. Amazon Sellers
The world’s most valuable private e-commerce company is coming for Amazon on its home turf. Shein, the Singapore-based fast-fashion giant most recently valued in May at $66 billion, has won over millions of American shoppers by shipping $4 crop tops and $8…
르쿤께서 멘션하셔서 (지금은 삭제함) 알게된 건데, meta에서 ardilla라는 코인을 준비하는 것 같네요. 이미 알려진걸 제가 이제 안건지도 모르겠지만요..
공개된 정보는 많지는 않은데, llama 같은 모델의 개발을 근간으로 모델 방식에 영향을 주려는 건가 싶어요. 모델을 거래하거나 모델개발에 기여한만큼 보상을 받는 플랫폼이라고 하는 듯 해요.
https://ardilla-meta.com/
BigScience Patal 같은 프로젝트일지, 채굴하듯 모델 학습하는 프로젝트일지.. 둘이 결합되면 의미있는 조합이 될 것 같긴 하지만, 실체는 모르겠군요 ㅋㅋ
공개된 정보는 많지는 않은데, llama 같은 모델의 개발을 근간으로 모델 방식에 영향을 주려는 건가 싶어요. 모델을 거래하거나 모델개발에 기여한만큼 보상을 받는 플랫폼이라고 하는 듯 해요.
https://ardilla-meta.com/
BigScience Patal 같은 프로젝트일지, 채굴하듯 모델 학습하는 프로젝트일지.. 둘이 결합되면 의미있는 조합이 될 것 같긴 하지만, 실체는 모르겠군요 ㅋㅋ
i fully believe there are people much smarter and braver than Bohr Einstein Oppenheimer etc alive today
That's one thing we agree on.
I suggest a gentle ramp up:
- Surely you are joking Mr Feynman
- QED
-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 Quantum Mechanics and Path Integrals (Feynman & Hibbs)
That's one thing we agree on.
I suggest a gentle ramp up:
- Surely you are joking Mr Feynman
- QED
-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 Quantum Mechanics and Path Integrals (Feynman & Hibbs)
김석관님
블루오션 전략은 파괴적 혁신의 어깨를 짚고 부활할 수 있을까?
- 김위찬, 르네 마보안 (2023), <비욘드 디스럽션: 파괴적 혁신을 넘어>에 대한 비평 (초고, 수정 보완 예정입니다.)
1. 비파괴적 창조: 혁신이 꼭 파괴적일 필요는 없다
전 세계에서 4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블루오션 전략>(2005)의 저자이자, Porter, Christensen과 함께 Harvard Business Review(HBR)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필진으로 선정되었던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가 2023년에 신간 <비욘드 디스럽션: 파괴적 혁신을 넘어(Beyond Disruption: Innovate and Achieve Growth without Displacing Industries, Companies, or Jobs)>를 발간했다. 저자들은 이 책과 HBR에 발표한 논문 “Innovation Doesn’t Have to Be Disruptive”에서 ‘비파괴적 창조’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 여러 산업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이를 ‘파괴적 혁신’에 대응되는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제안했다. 이 책에서 비파괴적 창조란, 급진적 변화이지만 기존 산업이나 기업을 파괴하지 않고 기존 산업 외부에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을 지칭한다. 파괴적 혁신은 장기적으로는 고용과 성장을 가져오더라도 단기적으로 기존 기업과 일자리를 파괴하면서 사회적 긴장과 비용을 초래한다. 이에 비해 비파괴적 창조는 원서의 부제에서 보듯이 ‘기존 산업, 기업,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을 성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기업과 정부가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비파괴적 창조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전작에서 제시한 <블루오션 전략>과 공통점이 있지만, 블루오션 전략은 기존 산업의 경계를 건너서(across, 즉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면서) 신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에 파괴적 성장과 비파괴적 성장이 혼합되어 있는 반면, 비파괴적 창조는 기존 산업 외부에서(outside)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기 때문에 비파괴적 성장만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보면, 파괴적 혁신 → 블루오션 전략 → 비파괴적 창조의 순서로 파괴 정도가 작아진다. 저자들은 이러한 비파괴적 창조의 사례로 낫임파서블랩(청각 장애인을 위한 착용형 진동감지기), 시력 교정용 안경, 생리대, 마이크로 파이낸싱(그라민은행), 프로디지파이낸스(유학생 대출), 세서미 스트리트(에듀테인먼트), 남성용 화장품, e스포츠, 3M 포스트잇, 환경 컨설팅, 라이프 코칭, 스마트폰 액세서리, 23andMe(소비자 직접 서비스 유전자 검사), 차창 와이퍼, 반려견 패션, 스퀘어리더(모바일 지급 결제), 비아그라, M-페사, 위사이클러스(개도국 쓰레기 수거), 리퀴드페이퍼(타이핑 수정액), 산후조리원, 김치냉장고 딤채, 킥스타터(예술가 크라우드펀딩), 파크24타임스(도심 주차장), 식기세척기, 퉁웨이(양어장 태양광 발전), 사이버보안 등을 들었다.
2.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의 관계: 둘은 무엇이 다른가?
‘비파괴적 창조’라는 개념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개념에 대한 것으로, 비파괴적 창조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인가, 아니면 기존에 다른 개념이 있는데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한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니치 마켓, 신시장 개척, 선발자의 이득(First Mover Advantage), 제품 카테고리, 지배적 디자인, 기술수명 주기, 기술 패러다임, 산업혁명 등의 연관 개념들이 떠올랐고, 비파괴적 창조와 이런 개념들과의 관련성이 더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런 개념적 문제가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저자들이 파괴적 혁신의 전형으로 소개한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 제시된 파괴적 혁신 사례들을 파괴당한 것 → 파괴한 것의 짝으로 나열하면, 등유 램프 → 백열 전구, 마차 → 자동차, 택시 → 우버, 서점 → 아마존, 비디오대여점 → 넷플릭스, 대서양 여객선 → 항공기, 피처폰 → 아이폰 등이다. 여기서 각 짝의 오른쪽 산업이 왼쪽 산업을 파괴하면서 시작되었다면, 왼쪽 산업, 즉 파괴된 산업들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 앞의 또 다른 무언가를 파괴하면서 시작하든지, 아니면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처음으로 시장을 창조하면서 시작했을 것이다. 이를 일반적인 추론으로 바꿔보자. 파괴적 혁신 A가 기존 산업이나 시장 <A-1>을 파괴했다면, 그 파괴된 시장 <A-1>은 처음으로 시장을 창조했거나 그 앞의 선행 시장 <A-2>를 파괴하면서 등장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시장이 처음 창조된 첫 혁신 <A-N>에 도달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은 하나의 제품군 시장이 세대를 이어 형성한 하나의 계보에 차례로 배치될 수 있으며, 여기서 비파괴적 창조는 이 계보를 시작하는 첫 번째 혁신이 된다.
이렇게 시장에 주기적인 변동이 발생하는 현상은 산업혁명론, 장기파동 이론, 기술수명 주기론, 기술 패러다임론 등 산업 사이클을 다룬 여러 이론들의 연구 주제였다. 그 중 Utterback & Abernathy(1975)와 Anderson & Tushman(1990)의 기술수명 주기론은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변동을 다룬 대표적 이론이다. Utterback(1994)에는 5가지 제품군에서 급진적 혁신이 기존 제품 시장을 파괴하고 다음 세대의 제품 시장을 창조하는 과정이 서술되었다. 타자기 시장은 타자기 → 워드프로세서 → PC로, 얼음 시장은 얼음채취 → 기계제빙 → 냉장고로, 조명 시장은 가스등 → 백열등 → 형광등으로, 판유리 산업은 성형유리 → 플로트공정으로, 사진 시장은 은판/건판 → 셀룰로이드 필름 → 디지털 카메라 →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화해왔는데, 여기서 각 산업의 처음에 등장하는 제품은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고 그 다음 제품들이 파괴적 혁신을 통해 이전 세대의 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상의 추론과 Utterback(1994)의 사례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비파괴적 창조가 하나의 제품군 시장을 창조하면 이어지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제품의 세대가 바뀌며, 하나의 비파괴적 창조와 이어지는 여러 개의 파괴적 혁신이 하나의 계보를 형성한다. 둘째,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은 이 계보 속에서의 위치만 다를 뿐 시장의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둘 다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하는 급진적인 혁신이지만, 전자는 제품군 계보의 처음에 있다는 특성 때문에 누군가를 파괴하지 않을 뿐이다.
3. 비파괴적 창조는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을까?
두 번째로 떠오른 질문은 내용에 대한 것으로, 비파괴적 창조에서는 과연 아무런 파괴도 일어나지 않는가?, 비파괴적 창조는 그 자체로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가?, 비파괴적 창조가 만들어낸 시장에는 후발 진입자와의 경쟁이 없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에 답하는 이론화 작업이 더 필요해보였지만, 책은 이러한 질문들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대신 비파괴적 창조는 파괴적 혁신보다 좋은 점이 있으니 기업과 정부는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전략적 선택과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책의 전반부를 구성하고, 비파괴적 창조의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는 요령에 대한 긴 설명이 책의 후반부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위의 첫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돌아가면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도 쉽게 얻어질 수 있다. 비파괴적 창조는 제품군 계보의 처음에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파괴적 혁신들과 동일한 입장이다. 따라서 비파괴적 창조로 시장을 창조한 기업은 시작할 때는 아무도 파괴하지 않지만, 시장이 형성된 이후에는 다른 파괴적 혁신의 주체들과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블루오션 전략은 파괴적 혁신의 어깨를 짚고 부활할 수 있을까?
- 김위찬, 르네 마보안 (2023), <비욘드 디스럽션: 파괴적 혁신을 넘어>에 대한 비평 (초고, 수정 보완 예정입니다.)
1. 비파괴적 창조: 혁신이 꼭 파괴적일 필요는 없다
전 세계에서 4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블루오션 전략>(2005)의 저자이자, Porter, Christensen과 함께 Harvard Business Review(HBR)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필진으로 선정되었던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가 2023년에 신간 <비욘드 디스럽션: 파괴적 혁신을 넘어(Beyond Disruption: Innovate and Achieve Growth without Displacing Industries, Companies, or Jobs)>를 발간했다. 저자들은 이 책과 HBR에 발표한 논문 “Innovation Doesn’t Have to Be Disruptive”에서 ‘비파괴적 창조’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 여러 산업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이를 ‘파괴적 혁신’에 대응되는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제안했다. 이 책에서 비파괴적 창조란, 급진적 변화이지만 기존 산업이나 기업을 파괴하지 않고 기존 산업 외부에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을 지칭한다. 파괴적 혁신은 장기적으로는 고용과 성장을 가져오더라도 단기적으로 기존 기업과 일자리를 파괴하면서 사회적 긴장과 비용을 초래한다. 이에 비해 비파괴적 창조는 원서의 부제에서 보듯이 ‘기존 산업, 기업,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을 성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기업과 정부가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비파괴적 창조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전작에서 제시한 <블루오션 전략>과 공통점이 있지만, 블루오션 전략은 기존 산업의 경계를 건너서(across, 즉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면서) 신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에 파괴적 성장과 비파괴적 성장이 혼합되어 있는 반면, 비파괴적 창조는 기존 산업 외부에서(outside)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기 때문에 비파괴적 성장만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보면, 파괴적 혁신 → 블루오션 전략 → 비파괴적 창조의 순서로 파괴 정도가 작아진다. 저자들은 이러한 비파괴적 창조의 사례로 낫임파서블랩(청각 장애인을 위한 착용형 진동감지기), 시력 교정용 안경, 생리대, 마이크로 파이낸싱(그라민은행), 프로디지파이낸스(유학생 대출), 세서미 스트리트(에듀테인먼트), 남성용 화장품, e스포츠, 3M 포스트잇, 환경 컨설팅, 라이프 코칭, 스마트폰 액세서리, 23andMe(소비자 직접 서비스 유전자 검사), 차창 와이퍼, 반려견 패션, 스퀘어리더(모바일 지급 결제), 비아그라, M-페사, 위사이클러스(개도국 쓰레기 수거), 리퀴드페이퍼(타이핑 수정액), 산후조리원, 김치냉장고 딤채, 킥스타터(예술가 크라우드펀딩), 파크24타임스(도심 주차장), 식기세척기, 퉁웨이(양어장 태양광 발전), 사이버보안 등을 들었다.
2.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의 관계: 둘은 무엇이 다른가?
‘비파괴적 창조’라는 개념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개념에 대한 것으로, 비파괴적 창조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인가, 아니면 기존에 다른 개념이 있는데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한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니치 마켓, 신시장 개척, 선발자의 이득(First Mover Advantage), 제품 카테고리, 지배적 디자인, 기술수명 주기, 기술 패러다임, 산업혁명 등의 연관 개념들이 떠올랐고, 비파괴적 창조와 이런 개념들과의 관련성이 더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런 개념적 문제가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저자들이 파괴적 혁신의 전형으로 소개한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 제시된 파괴적 혁신 사례들을 파괴당한 것 → 파괴한 것의 짝으로 나열하면, 등유 램프 → 백열 전구, 마차 → 자동차, 택시 → 우버, 서점 → 아마존, 비디오대여점 → 넷플릭스, 대서양 여객선 → 항공기, 피처폰 → 아이폰 등이다. 여기서 각 짝의 오른쪽 산업이 왼쪽 산업을 파괴하면서 시작되었다면, 왼쪽 산업, 즉 파괴된 산업들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 앞의 또 다른 무언가를 파괴하면서 시작하든지, 아니면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처음으로 시장을 창조하면서 시작했을 것이다. 이를 일반적인 추론으로 바꿔보자. 파괴적 혁신 A가 기존 산업이나 시장 <A-1>을 파괴했다면, 그 파괴된 시장 <A-1>은 처음으로 시장을 창조했거나 그 앞의 선행 시장 <A-2>를 파괴하면서 등장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시장이 처음 창조된 첫 혁신 <A-N>에 도달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은 하나의 제품군 시장이 세대를 이어 형성한 하나의 계보에 차례로 배치될 수 있으며, 여기서 비파괴적 창조는 이 계보를 시작하는 첫 번째 혁신이 된다.
이렇게 시장에 주기적인 변동이 발생하는 현상은 산업혁명론, 장기파동 이론, 기술수명 주기론, 기술 패러다임론 등 산업 사이클을 다룬 여러 이론들의 연구 주제였다. 그 중 Utterback & Abernathy(1975)와 Anderson & Tushman(1990)의 기술수명 주기론은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변동을 다룬 대표적 이론이다. Utterback(1994)에는 5가지 제품군에서 급진적 혁신이 기존 제품 시장을 파괴하고 다음 세대의 제품 시장을 창조하는 과정이 서술되었다. 타자기 시장은 타자기 → 워드프로세서 → PC로, 얼음 시장은 얼음채취 → 기계제빙 → 냉장고로, 조명 시장은 가스등 → 백열등 → 형광등으로, 판유리 산업은 성형유리 → 플로트공정으로, 사진 시장은 은판/건판 → 셀룰로이드 필름 → 디지털 카메라 →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화해왔는데, 여기서 각 산업의 처음에 등장하는 제품은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고 그 다음 제품들이 파괴적 혁신을 통해 이전 세대의 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상의 추론과 Utterback(1994)의 사례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비파괴적 창조가 하나의 제품군 시장을 창조하면 이어지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제품의 세대가 바뀌며, 하나의 비파괴적 창조와 이어지는 여러 개의 파괴적 혁신이 하나의 계보를 형성한다. 둘째, 비파괴적 창조와 파괴적 혁신은 이 계보 속에서의 위치만 다를 뿐 시장의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둘 다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하는 급진적인 혁신이지만, 전자는 제품군 계보의 처음에 있다는 특성 때문에 누군가를 파괴하지 않을 뿐이다.
3. 비파괴적 창조는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을까?
두 번째로 떠오른 질문은 내용에 대한 것으로, 비파괴적 창조에서는 과연 아무런 파괴도 일어나지 않는가?, 비파괴적 창조는 그 자체로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가?, 비파괴적 창조가 만들어낸 시장에는 후발 진입자와의 경쟁이 없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에 답하는 이론화 작업이 더 필요해보였지만, 책은 이러한 질문들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대신 비파괴적 창조는 파괴적 혁신보다 좋은 점이 있으니 기업과 정부는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전략적 선택과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책의 전반부를 구성하고, 비파괴적 창조의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는 요령에 대한 긴 설명이 책의 후반부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위의 첫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돌아가면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도 쉽게 얻어질 수 있다. 비파괴적 창조는 제품군 계보의 처음에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새로운 기술수명 주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파괴적 혁신들과 동일한 입장이다. 따라서 비파괴적 창조로 시장을 창조한 기업은 시작할 때는 아무도 파괴하지 않지만, 시장이 형성된 이후에는 다른 파괴적 혁신의 주체들과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업종과 제품과 시장 규모 등에 따라 후발 주자의 진입 시기에 차이가 있겠지만, 하나의 시장이 형성되면 후발 주자(late mover, fast follower 등)들이 진입하게 되고 이들과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들이 비파괴적 창조의 장점으로 내세운 ‘경쟁이 없고 아무도 파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이렇게 끝이 나고 다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의 결과는 누군가를 파괴하거나 파괴당하는 것이다. 다음 기술수명 주기에 살아남지 못하면 자신도 파괴적 혁신의 패자가 되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비파괴적 창조는 아무도 파괴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것이다. 자신의 앞에는 경쟁자가 없어서 파괴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자기의 뒤에서 추격해온 후발 진입자들과는 경쟁해야 하고 그들을 파괴해야 한다. 따라서 비파괴적 창조자도 시차만 있을 뿐 경쟁과 파괴를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후에 상당 기간 후발 주자의 진입이 없거나 경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시장이 너무 특수하거나, 기업이 지닌 경제적 해자가 독특해서 아무도 이 시장에 진입할 엄두도 못내는 사례일 수 있다. 즉,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비파괴적 창조가 시장 창출 뿐 아니라 그 후의 시장 독점도 보장해주는 증거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예외적 현상으로 보고 어떻게 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설명을 해줘야 한다.
저자들은 비파괴적 창조 기업이 시장 창출 이후 어떤 경로를 가게 되는지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 단지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대충 말하고 넘어간다(예를 들어 p.127 “비파괴적 창조의 놀라운 성과”). 그렇다면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신시장을 창출한 것이 그 시장에서의 성공까지도 보장할까? 이 문제는 선발자의 이득(First Mover Advantage)에 대한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졌다. Switching Cost 개념이 나온 Liberman & Montgomery(1988)의 선구적 연구 이후 선발자의 이득, 후발자의 이득, 선발자의 불리함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다양한 경험적, 이론적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시장에서의 성공은 진입 시기만으로는 보장되지 않고 성공에 개입되는 요인들은 더 많다는 것이다(Kerin et al., 1992). 일례로 Suarez & Lanzolla(2005)는 시장 환경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 경우에 선발자들이 이득을 볼 가능성과 선발자가 승리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4. 정부는 비파괴적 창조를 우선 지원해야 할까?
저자들은 비파괴적 창조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면서 아무도 파괴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들에게 이 전략을 택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소멸을 우려한다면 비파괴적 창조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사회에 주어진 과제는 다른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필요한 일인데, 이것이 왜 비파괴적 창조가 더 중요해질 것인지의 또 다른 주요 이유다..... 효과적인 경제는 성장과 현대화만이 아닌,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 참여해 열매를 누릴 수 있는 경제다.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가지 방법은 비파괴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우리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과 정책 결정자들은 지역 및 국가의 혁신 전략을 수립할 때 이 메시지를 심장에 새기고, 사회적 갈등과 혁신 및 성장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기업 번영을 촉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더라도, 정부는 혼란스러운 일자리 대체만이 아니라 사회적 조정 비용과 고통에도 대비해야 한다. 파괴적 창조와는 다른 독특한 강점을 가진 비파괴적 창조를 보완적인 성장 경로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현명하게 정책을 만들어 기업과 사회의 건강한 진보를 지속시켜야 한다.”(pp.145-147)
저자들의 제안을 우선 기업 수준에서 생각해보자. 비파괴적 창조가 설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의 전략을 결정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기업에게 “그 전략은 아무도 파괴하지 않으니 그 전략을 택하라”고 권하는 것은 적절한 충고가 아니다. 기업은 자사의 성공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전략을 선택하고, 타사의 파괴 여부는 고려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기업의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비파괴적 혁신을 선택하는 것은 경쟁을 피하고 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함이지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음으로 저자들이 “메세지를 심장에 새기”라고 강력하게 충고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저자들의 권고는 사실상 새로운 종류의 산업정책 제안이다. 즉, 비파괴적 창조 분야에 (많이, 우선적으로) 지원하라는 것이다. 이 제안은 국소적이고 한시적인 정책으로 실행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장기적인 산업정책의 원칙이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제한된 정부 재원을 전제로 할 때 비파괴적 창조에 지원을 확대하면 파괴적 혁신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 스탠스가 단기적으로는 저자들의 기대대로 (파괴적 혁신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줄이고 (비파괴적 창조로 인한) 일자리 증가는 더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파괴적 혁신을 줄이고 비파괴적 창조를 늘리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은 어떻게 될까? 파괴적 혁신은 한 세대의 기술이 진부화되고 다음 세대의 기술이 도입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파괴적 혁신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경쟁국들이 새로운 세대의 기술로 무장하는 동안 우리나라만 이전 세대의 기술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는 명백하게 국가 경쟁력의 후퇴가 될 것이다. 국제 경쟁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결론은 같다. 파괴적 혁신은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 간 파급효과가 큰 산업 분야의 경우는 해당 산업의 파괴적 혁신이 지체될 경우 다른 산업의 발전도 지체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파괴적 혁신과 비파괴적 창조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지원할지 정부가 사전에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5. 몇 가지 이슈들
(1) 기술의 역할에 대해
- 산업혁명이 열어준 시장 기회들(로버트 고든(2017),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 왜 넷플릭스, 아마존, 우버와 같은 비즈니스가 비슷한 시기에 봇물처럼 터져나오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사실은 이 설명이 비즈니스 전략에 더 도움이 될텐데
(2) 편향적 서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파괴적 혁신과 비파괴적 창조가 “성장을 위한 보완적인 접근 방식”이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기존 산업을 재창조하는 데 각자 다른 역할을 한다.”(p.53)고 말하고 있지만, 제목부터 “파괴적 혁신을 넘어”로 되어 있듯이 내용상으로는 양자의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구도가 시종 유지된다.
(3) too little theory, too much advice
- 기존의 혁신의 분류학 연구들은 사례로부터 새로운 혁신 유형을 발견하면 대개는 MECE한 분류체계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시켰다.
6. 결어: 눈가리고 코끼리 만지기
그런데,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후에 상당 기간 후발 주자의 진입이 없거나 경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시장이 너무 특수하거나, 기업이 지닌 경제적 해자가 독특해서 아무도 이 시장에 진입할 엄두도 못내는 사례일 수 있다. 즉,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비파괴적 창조가 시장 창출 뿐 아니라 그 후의 시장 독점도 보장해주는 증거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예외적 현상으로 보고 어떻게 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설명을 해줘야 한다.
저자들은 비파괴적 창조 기업이 시장 창출 이후 어떤 경로를 가게 되는지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 단지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대충 말하고 넘어간다(예를 들어 p.127 “비파괴적 창조의 놀라운 성과”). 그렇다면 비파괴적 창조를 통해 신시장을 창출한 것이 그 시장에서의 성공까지도 보장할까? 이 문제는 선발자의 이득(First Mover Advantage)에 대한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졌다. Switching Cost 개념이 나온 Liberman & Montgomery(1988)의 선구적 연구 이후 선발자의 이득, 후발자의 이득, 선발자의 불리함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다양한 경험적, 이론적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시장에서의 성공은 진입 시기만으로는 보장되지 않고 성공에 개입되는 요인들은 더 많다는 것이다(Kerin et al., 1992). 일례로 Suarez & Lanzolla(2005)는 시장 환경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 경우에 선발자들이 이득을 볼 가능성과 선발자가 승리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4. 정부는 비파괴적 창조를 우선 지원해야 할까?
저자들은 비파괴적 창조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면서 아무도 파괴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들에게 이 전략을 택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소멸을 우려한다면 비파괴적 창조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사회에 주어진 과제는 다른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필요한 일인데, 이것이 왜 비파괴적 창조가 더 중요해질 것인지의 또 다른 주요 이유다..... 효과적인 경제는 성장과 현대화만이 아닌,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 참여해 열매를 누릴 수 있는 경제다.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가지 방법은 비파괴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우리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과 정책 결정자들은 지역 및 국가의 혁신 전략을 수립할 때 이 메시지를 심장에 새기고, 사회적 갈등과 혁신 및 성장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기업 번영을 촉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더라도, 정부는 혼란스러운 일자리 대체만이 아니라 사회적 조정 비용과 고통에도 대비해야 한다. 파괴적 창조와는 다른 독특한 강점을 가진 비파괴적 창조를 보완적인 성장 경로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현명하게 정책을 만들어 기업과 사회의 건강한 진보를 지속시켜야 한다.”(pp.145-147)
저자들의 제안을 우선 기업 수준에서 생각해보자. 비파괴적 창조가 설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의 전략을 결정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기업에게 “그 전략은 아무도 파괴하지 않으니 그 전략을 택하라”고 권하는 것은 적절한 충고가 아니다. 기업은 자사의 성공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전략을 선택하고, 타사의 파괴 여부는 고려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기업의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비파괴적 혁신을 선택하는 것은 경쟁을 피하고 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함이지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음으로 저자들이 “메세지를 심장에 새기”라고 강력하게 충고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저자들의 권고는 사실상 새로운 종류의 산업정책 제안이다. 즉, 비파괴적 창조 분야에 (많이, 우선적으로) 지원하라는 것이다. 이 제안은 국소적이고 한시적인 정책으로 실행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장기적인 산업정책의 원칙이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제한된 정부 재원을 전제로 할 때 비파괴적 창조에 지원을 확대하면 파괴적 혁신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 스탠스가 단기적으로는 저자들의 기대대로 (파괴적 혁신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줄이고 (비파괴적 창조로 인한) 일자리 증가는 더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파괴적 혁신을 줄이고 비파괴적 창조를 늘리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은 어떻게 될까? 파괴적 혁신은 한 세대의 기술이 진부화되고 다음 세대의 기술이 도입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파괴적 혁신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경쟁국들이 새로운 세대의 기술로 무장하는 동안 우리나라만 이전 세대의 기술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는 명백하게 국가 경쟁력의 후퇴가 될 것이다. 국제 경쟁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결론은 같다. 파괴적 혁신은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 간 파급효과가 큰 산업 분야의 경우는 해당 산업의 파괴적 혁신이 지체될 경우 다른 산업의 발전도 지체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파괴적 혁신과 비파괴적 창조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지원할지 정부가 사전에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5. 몇 가지 이슈들
(1) 기술의 역할에 대해
- 산업혁명이 열어준 시장 기회들(로버트 고든(2017),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 왜 넷플릭스, 아마존, 우버와 같은 비즈니스가 비슷한 시기에 봇물처럼 터져나오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사실은 이 설명이 비즈니스 전략에 더 도움이 될텐데
(2) 편향적 서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파괴적 혁신과 비파괴적 창조가 “성장을 위한 보완적인 접근 방식”이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기존 산업을 재창조하는 데 각자 다른 역할을 한다.”(p.53)고 말하고 있지만, 제목부터 “파괴적 혁신을 넘어”로 되어 있듯이 내용상으로는 양자의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구도가 시종 유지된다.
(3) too little theory, too much advice
- 기존의 혁신의 분류학 연구들은 사례로부터 새로운 혁신 유형을 발견하면 대개는 MECE한 분류체계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시켰다.
6. 결어: 눈가리고 코끼리 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