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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태광산업, 국보디자인, BYC, 삼양통상. 목록만 봐도 주식 좀 아는 사람이면 술 한 잔 사주고 싶어지는 나의 장기 보유 주식 목록이다. 대학에 가자마자 주식을 시작한 내게 인생의 참맛을 알려준 선생들이기도 하다. 내 유일한 잘못이 있다면 미국 책으로 먼저 주식을 배우고 K-주식의 맛을 본 거다.

치떨리는 경험을 대학생 때부터 하다보니 한국은 대주주자본주의인 걸 일찍 배웠다. 이런 맘에 처음 경제지 인턴 때 꾸역꾸역 '오너' 대신 직함을 썼다. 아니 주주면 다 오너지, 지분율 한자리인 도련님만 '오너'인가? 하는 소소한 고집이었다. 아메리카노를 차마 커피라 부르길 거부하는 알베르토의 마음이랄까.

얼마전 이렇게 아니꼽게 보던 '오너'라는 단어가 요즘 뉴스에서 잘 안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런가 해서 빅카인즈에서 찾아보니 2015년을 기점으로 언급량이 거의 절반 정도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내 거버넌스에 대한 언급량은 급증해서 작년에는 '오너'를 제쳤다.

2021년에 뚝이 터졌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손톱만한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는 작업이 더 어렵고 무엇보다 위험해졌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은 결국 승계였다. 모든게 여기서 시작됐다. 이 사건 이후 상당수 기업집단에서 대관 조직을 줄이거나 없앴다. 구심력을 유지하는 게 위험해졌다.

원심력을 키운 건 말할 것도 없이 개인투자자의 확장과 그들의 중심이 된 유튜브다. 2020년을 기점으로 대다수 노동자는 동시에 생산수단(주식)을 가진 자본가다. 나처럼 백주 대낮에 강도를 당한 주주가 수십만이 됐다. 유튜브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오너' 일가가 고객이 아니다. 그러니 유튜브에 모여 죽창을 들었다.

얼마전엔 행동주의를 표방한 공모펀드를 발견하고 나름 큰 돈을 넣었다. 어차피 대주주 좋은 일하느라 날리느니 국장에 넣을 돈은 여기다 넣자는 생각이다. 코묻고 눈물 묻은 푼돈이라도 힘을 보태자고 혼자 비장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 어릴 때 행동주의 펀드란 걸 알았으면 대학 때 열심히 공부해서 이런 일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후회도 된다. 나라 구하는 게 다른 게 아니다. 대주주가 강탈해서 점유한 돈을 효율적인 곳으로 흐르게 해 나라의 ROE를 올리는 게 부국강병이고 애국이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자본시장 선진화의 명예도 누리고 큰 돈도 벌어서 '행동주의 억만장자'가 되면 좋겠다. 현실화 한다면 수십년 외쳐온 재벌개혁은 펀드가 이룰지도 모르겠다.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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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유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차장은 "스프레드가 제자리를 찾아가며 올 상반기 대출 금리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매경이랑 따로 인터뷰하진 않았다. 이런 경우 내 발언의 출처를 명시해줘야 할 것 같다.

암튼, 상반기에는 대출금리가 분명히 떨어진다고 작년부터 언급했다. 근거는 1) 금리 인상 정점이 보이기 때문에 국고 금리 상승이 당분간은 멈출 것이고(실제로는 그 뒤로 국채 금리가 더 떨어졌다), 2) 은행의 조달금리(은행채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라 상반기에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9월에 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김한규와 경제 읽기 세미나에서 처음 언급했고, 그 뒤 커피팟 11월 기고문에 더 구체적으로 적었다. 12월에는 홍춘욱 박사님 유튜브에 출연해서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고, 상반기 대출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작년 12월부터 크레딧 스프레드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 탑픽을 (다양한 글로벌 자산군 중에서) 한국 크레딧 채권으로 뽑았다. 1월부터 회사채/은행채/여전채가 어마어마하게 랠리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스프레드 축소는 처음본다.

아직 1월 중순인데 스프레드가 너무 빨리 줄었다. 상반기 내내 개인들 매수세가 채권시장으로 쏟아질 느낌인데, 먹을게 별로 없다. 또 상투 잡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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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과 금융공학>

중요한 이야기.

한 달 몇십만 원 내고 나중에 매달 몇백만 원 연금 받으려는 사람들 많은데요

특출난 금융 기법으로 투자를 잘해서 미래에 충분한 보상을 해 주는 게 보험이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보험사는 영업비 운영비로 상당 부분을 쓰고, 남는 돈은 나중에 기본 수익률에서 수수료를 이중 삼중으로 떼고 이런저런 조건 따져 최소한만 지급하는 곳입니다.

복리 계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최소한의 돈도 지금은 굉장히 크게 느껴지지만, 미래에 받을 돈의 가치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지금 납부하는 돈의 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금융공학은 흔히들 상상하듯 특별한 투자 수익을 가져오는 기법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지금 납입하는 돈과 미래에 나오는 돈의 가치를 똑같이 유지하는 값을 구하는 기법입니다.
위험을 회피하면서요.

마법은 없습니다.
위험 추구형에 체크하셔도 안됩니다.

그렇게 계산된 연금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월 300만 원 연금 맞춰 놓으면 충분할 것 같지만, 그게 나중엔 지금 물가로 100만 원도 안 되거든요.

실제로, 30년 전 대졸 초임은 월 백만 원이었는데, 지금 그 세 배가 필요하잖아요.
지금 대졸 초임 세 배면 연금 월 천만 원 맞춰 놓아야 하는데, 보통 그렇게 준비하지는 않으니까요.

사진은 88년 대기업 대졸 초임과 97년 대기업 대졸 초임입니다.
그 중간 어딘가가 30년 전 대졸 초임이겠죠.
마지막 사진은 현재 초봉입니다.

물가 상승률이나 우리나라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는 초봉이 열 배씩 오르지는 않을테니, 그 수치 감안하면 30년 후 물가 상승폭은 세 배 정도 보시는 게 적당하다 생각합니다.

#서정삼
👍15🔥1
둔촌 일병 구하기 어벤져스 성공

어벤져스 대원은 정부, 한은, HUG, 은행. 죽느냐 사느냐 아슬아슬하던 둔촌 일병을 드디어 구했다. 결국 HUG가 막아주는 걸로. 둔촌은 조합이 분양가를 높여받을라고 계속해서 일반분양을 미루다가, 2017부터 23개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약 7,000억 대출을 갚아야 하는 작년 여름부터 폭탄의 뇌관이 됐었다. 지금 분양하는 둔촌이기 때문에 작년 여름이면 당연히 분양이고 뭐고 없었기 때문에 차주인 조합은 돈이 없었음. 그러니 당연히 7,000억 대출을 못 갚는 상황이라 대주단에게 연장 신청을 함. 근데 당시 공정률이 30~50% 되던 시공사들은 그때까지 기성을 한 푼도 못 받았던 상태다. 가뜩이나 공사비 폭등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돈도 안 주는 조합이 돈 없다고 만기를 미루자니 화딱지가 날 수 밖에. 그래서 봄부터 이미 조합과 시공사 관계는 험악했었고, 4개월 동안 공사가 멈춘 적도 있음. 조합이 돈 없으면 시공사가 대위변제하고 조합에 구상권 청구할 생각(=조합과 전쟁 개시)도 했었을 거임. 상황이 이 ㅈㄹ이니 대주단은 당연히 연장 거부하지. 그래서 8.23 만기 보름 전에 시공사 연대 보증이 붙은 2개월 짜리 전단채를 발행하는 걸로 급한 불을 끄기로 결정함. 이때 PF구조는,

BNK증권 - 현대건설 1,959억
SK증권 - 롯데건설 1,645억
SK증권 - 대우건설 1,645억
한투 - HDC 1,749억

<총 6,998억, ABSTB 금리 4% / '22.8.23 ~ 10.28>

그런데 가을 때 그 악랄한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고 채권시장이 완전 얼어붙어버림. 정부 보증 채권이 디폴트인데 딴 건 봐서 뭐해? 이래서 금리가 ㅈㄴ 치솟기 시작하고 아무리 이자를 많이 준다고 해도 돈 자체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함. 자, 그러면 저 2개월 짜리 전단채 차환은 어뜩케 하냐- 이게 문제가 되어버림. 당시 시장 분위기는 둔촌은 완전 ㅈ됐다- 였음. 그래서 드디어 가는구나 잘 가- 이러던 걸 어벤져스가 ㅈㄴ 일으켜 세움. 10.27 채안펀드 및 정책자금을 투입해서 만기 "1일 전"에 극적으로 차환에 성공하게 된다. 그렇게 새로 짜여진 2차 PF구조는,

KB증권 - 현대건설 2,005억
KB증권 - 롯데건설 1,710억
KB증권 - 대우건설 1,780억
한투 - HDC 1,808억

<총 7,231억, ABSTB 금리 7~12% / '22.10.29 ~ '23.1.19>

바로 저 유명한 7,231억에서 마의 77% 계약률이 나오는 것. 7,231억을 역산해보면, 계약률이 77% 되어야 7,231억이 된다는 거. 그러면 차환 가능액수는 대략,

80% - 7,512억
77% - 7,231억
70% - 6,573억
60% - 5,634억
50% - 4,695억

작년 연말쯤에 둔촌 계약률이 40%도 안 될 거라는 루머가 ㅈㄴ 흘러다녔는데, 그게 과장이 아니었음. 왜냐하면 전국의 모든 부동산 시장이 다이빙 중이었으니까(지금도 그렇지). 그래서 어벤져스가 다시 2번째로 ㅈㄴ 일으켜 세움. ㅅㅂ 둔촌 일병, 일어나~ 죽으면 안 돼~ 그게 바로 1/3 부동산규제 해제다. 중도금 대출 가능, 분상제 폐지, 전매제한 폐지, 실거주 의무 폐지, 블라블라 폐지, 폐지... 하여튼 있는대로 다 폐지함. 이 정책의 메세지는 명확하다. 바로, "제발 사라, 안 사면 죽는다" 그런데 둔촌 주공 현장의 단독 분양대행사한테 저번주에 물어본 바에 의하면, 정당 계약률을 60%로 예상한다고 했었음 ㄷㄷㄷ 60%밖에 안 되면 7,231억에서 약 1,600억이나 부족하다. 게다가 저렇게 규제를 ㅈㄴ게 폐지해도, 둔촌은 계약금이 20%라 2.6 ~ 3억 정도 Equity가 필요한 부분도 계약률 상승을 저해할 요소. 다만, 많은 분대사들의 의견은, 둔촌은 1순위에서 미달 나도 결국 다 팔리긴 할 거라는 것. 그 정도로 A급 물건이니까. 하지만 결국 다 팔려주는 걸로는 부족하다. 왜냐면 전단채 만기가 1월 19일, 즉 계약 마지막날 1월 17일의 고작 이틀 뒤니까. 결국 다 팔릴테지만, 2일 동안 1,600억 부족분을 채울 방법이 없다는 것. 아, 물론 수를 낼라면 낼 수는 있겠지. ㅈㄴ 비용 많이 깨지는 식으로. 그런 걸 제외한 일반적인 방법으론 수가 안 보인다는 거.

그래서 어벤져스가 3번째로 또 ㅈㄴ 일으켜 세운다 HUG로. 아, 됐고 걍 보증서 대출로 한큐에 끝내- 이걸로 마무리됨.

HUG보증 대출 - 대주단: 신한, KB, 우리, 하나, NH
<총 7,500억, 금리 7.6~7.7% / '23.01.12 ~ '25.04>

이렇게 총 3번의 어벤져스 개입으로 드디어 둔촌 일병을 구해냈다. 이게 결국 정부 자금이 들어간 거니 공정성 이슈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던데, 원론적으론 맞는 말이지만, 현실적인 처방은 안 됨. 아까 레고랜드 때, 정부 보증 채권이 디폴트인데 딴 건 봐서 뭐해? 라고 했는데, 둔촌 케이스는, 둔촌 채권이 디폴트인데 딴 건 봐서 뭐해? 가 된다. 그러니까 공적자금으로 대마를 살리는건 부당하니 하지 말라고 하면, 대마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죽는 거임. 대마가 살면 그 밑 그레이드 현장은 살 수도 있다(죽을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둔촌 일병 구해도 올해 1 ~ 3월까지 만기 돌아오는 유동화증권 규모가 11조 정도 된다. 11조 이병도 살려야 하지 않냐? 둔촌 일병 살린다고 11조 이병을 다 살릴 수 있는 건 모르지만, 둔촌 일병 죽으면 11조 이병은 (거의) 다 죽음.

#KarlYou
👍15
2010년 여름으로 넘어가기 전 봄 즈음이었다.

두 팀 찾아왔다.

식당 테이블을 피크 시간을 피해서 미리 예약을 하되 정해진 다수가 예약을 할 수 있는 쿠폰을 공동구매로 팔겠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그루폰이란 공동구매 할인쿠폰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서비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공동구매가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성화 돼 있는데?"
"식당 테이블이 남는 시간이면 손님도 그 시간에 이용하기 어려운 시간이라는 소리 아닌가?"

이들은 각종 심사위원들이 쏟아내는 독설에 잔뜩 주눅들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건너온 젊은 창업자들이어서 그런지 남들이 뭐라든 각종 쿠폰 서비스 제휴를 활발히 하고 다녔다.

십 수 년이 지났다.

그후 그 두 팀은 티켓몬스터에서 티몬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하고 있고 다른 한 팀은 쿠팡이이란 이름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최근에서야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원조 그루폰은 현재 시가총액이 2.54억 달러 정도다. 우리 돈으로 3천억원 정도.

쿠팡은 시가총액 300억 달러, 약 36조 원이다.

그루폰은 여전히 할인쿠폰 서비스를 하고 있고 쿠팡은 이제는 소셜커머스 회사가 아니다. 어느 순간 식당 테이블 시간을 공동구매하는 옵션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누구나 자기 창업 아이템으로 시작하지만 반드시 그것을 끝까지 끌고갈 필요는 없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많은 쇼미더머니를 기획한 CJ ENM을, 설탕 팔던 회사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관성에 맞서서 시대에 맞춰 방향키를 다시 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만의아침편지 #그만의아침편지 #용기 #피봇 #스타트업 #아이템 #자기부정

#명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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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의 포기는 치명적 외교적 실수

윤석열 정부의 정책 평가 중에 최악의 지지율을 보인 분야는 외교·안보입니다. 이번 중동과 다보스 포럼 방문 중에도 예외없이 외교 참사를 기록하여 전체 정권 지지율이 하락했습니다. 국힘당 관계자들이, 제발 해외 순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

대통령의 돌출발언과 비상식적인 행동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사과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실수 많은 바이든이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왜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지 안타깝습니다. 한 번의 실수가 외교 논란으로, 국익의 침해로, 국가 위신의 손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교전략에 있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 12.28일 외교 정책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우리 외교의 목표를 글로벌 중추국가에 두었고, 그동안 동북아에 국한된 우리 외교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어떠한 차이도 없습니다. 프랑스와 일본 등 다른 나라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국익을 고려한 독자적인 외교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발표 자료를 몇 번이나 보아도 독창성이나 대한민국의 국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동남아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와 태평양 중간에 있는 동남아는 지금 미·중 패권투쟁의 가장 격렬한 무대입니다. IPEF 전략도 동남아를 미국에 어떻게 끌어들이고 동맹을 유지하는 경제적 혜택을 어떻게 줄 것인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서 해상 실크로드는 동남아를 경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동남아는 많고 많은 지역 중의 하나로 나열되고 있는 수준입니다.

동남아가 왜 중요할까요? 2022년 우리나라 무역 통계에 깜짝 놀랄만한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베트남이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떠올랐다는 겁니다. 한국의 지난해 대(對) 베트남 수출은 609억8천만달러, 수입은 267억2천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약 43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한국의 무역 흑자액 1위로, 연간 기준으로 베트남이 우리의 최대 무역 흑자국에 오른 것입니다. 이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태껏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었는데, 그 구도가 통계를 통해 무너진 것이죠. 중국은 무역수지 흑자 측면에서 무려 22위로 밀려났습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서남아에서 한국 무역은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동남아는 정말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 시장은 인구가 무려 6억2,000만명이며, 지금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동남아는 점차 레드오션화되는 중국 시장을 대처할 새로운 무역과 투자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동남아 최대의 투자 국가이고 인적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잘하면 동남아는 한국의 블루오션이 되고도 남는 지역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일찍이 동남아의 가능성을 보고 2017년 11월 9일 인도네시아에서 신남방정책을 제시했습니다.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신남방정책은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균형 외교의 상징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을 때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고려해 양쪽 다 일정 부분씩 협력하겠다는 자세를 취해왔습니다.

동남아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남아 개도국들은 특정 강대국이 이 지역에서 일방적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것을 꺼립니다. 오히려 강대국 간의 경쟁이 벌어져 동남아가 선택하고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을 선호합니다. 특정 강대국의 일방적 헤게모니는 동남아 국가들의 협상력을 낮추기 때문이죠. 동남아 국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베트남, 라오스 등 일부 국가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중국 화교도 많이 삽니다. 필리핀 등은 중국과 해상 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경제가 약한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이 기침만 해도 곤란할 지경입니다. 이런 상항에서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생각으로 동남아 국가들은 IPEF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현실주의 외교이죠. 국력이 약하면 현실주의 외교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경제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동남아 국가에 가장 시급한 것이 투자와 제조업 기술입니다. 이걸 제공할 수 있는 나라가 어디겠습니까?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 국가이고 동남아 전체에서도 한국의 투자 규모는 일본 다음입니다. 그리고 일본이 주로 자본 투자에 주력한다면 한국은 동남아 국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제조업투자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신남방정책이 추진되었을 때 동남아 국가는 일제히 환영을 나타냈습니다. 그 성과도 굉장히 컸습니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많이 좋아지고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상품은 거의 명품 취급을 받았습니다.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할 기회가 되었던 것입니다. 한국과 동남아가 공통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 질서를 구축하게 된다면 동남아와 한국은 동시에 미·중 대결구도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고 우리 외교의 독자적인 공간이 커질 수 있습니다.

자, 그런데 그런 큰 성과를 낳은 신남방정책이 폐기되고 인도-태평양 외교 전략이 채택되자 어떤 문제가 나타날까요? 물론 인도·태평양 전략의 하위 카테고리에 동남아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전략에서 동남아는 핵심이 아닙니다. 동남아가 가진 전략적 의미는 삭제되고, 많고 많은 지역 중에 하나로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신남방정책을 실질적으로 폐기했습니다.

정부 정책에서 네이밍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동남아를 정면에 내세우는 것과 하위 범주로 숨겨져 있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외교 전략에서 네이밍이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상대 국가도 있지만, 이것을 실천하는 관료들의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남방정책이 추진되고 실질적인 기구와 고위 책임자가 있어 기재부, 산업부 등과 정책을 공조하게 되면 동남아를 향한 외교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관료들은 실적을 위해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기업의 투자를 독려합니다. 그런데 인도·태평양 전략이라고 딱 해놓으면 굳이 애써 동남아와 투자하고 협력할 이유가 없습니다.

외교전략이란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없습니다. 10년, 100년을 보고 추진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대부분 5년에 불과합니다. 신정권은 실적이나 이미지를 위해 구정권과 항상 차별화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고 잘된 정책은 계승하는 게 필요합니다. 신남방정책은 적절한 시기에 크게 성공한 정책이고, 앞으로도 한국의 국가발전에 꼭 필요한 전략입니다. 그런 성과를 하루아침에 부정하고 미국의 외교 정책을 그대로 카피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들고나온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적 실수보다 정책적 판단 미스가 한국을 더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댓글의 영상을 참조하세요.

#윤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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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말이 길어지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금융기법이 복잡한 것도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조문을 알기 어렵게 써놓은 까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제 역사를 알게 되면 코스닥에서 일어나는 금융사기 기법이 미국 경제 200년 사에 여러 번 사용된 수법임을 확인하게 된다.

패권 제국이 쇠락하게 되는 이유는 초기의 잘 균형잡힌 권력이 시간이 갈수록 금융자본세력들이 정치권력과 결탁해서 결코 공적인 이익이 아닌 사적이익의 최대화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결국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부서지게 된다.

오래된 제국은 그래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너무 뜨거운 욕망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을 썩게 한다.

미국은 금융제국이고, 돈을 향한 욕망은 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화폐의 신' 을 다 읽고 든 생각이다.

연준이란, 삼성현대LG 은행과 같고
연준의장은 미국 자본주의 주식회사의 CEO 와 같은 역할이군.

연준 의장들은 당연히 J P 모건이거나 골드만 삭스 등에서 나왔다.

#BongsooKim
👍10👎2
현명관 전 비서실장이 신라호텔 경영을 맡고 있던 시절을 돌아보는 회고담이다.

1/ "전무로 일하면서 관리 업무를 총괄할 때였습니다. 이건희 부회장이 전화를 걸어오더니 ‘리버사이드 호텔이 매물로 나왔는데 매수를 검토해 보라’는 거였습니다. 첫 대화이자 갑작스러운 전화였습니다."

2/ "지시받은 대로 해당 호텔의 영업전망, 신라호텔과의 시너지 효과 등에 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으로 판단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우선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주로 받는 곳이어서 격이 맞지 않았습니다. 건물과 땅 주인 간에 갈등이 깊어 채권 채무 관계도 복잡했고요."

3/ "내부도 방, 복도, 화장실 크기, 부대시설 등에 문제가 있어 대규모로 수리를 한다 해도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비서실과 의논해 봤는데 마찬가지 의견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부정’의견을 냈고 호텔 매입 건은 결국 백지화됐습니다."

4/ "그런데 얼마 후 이학수 비서실 재무팀장으로부터 “회장 말을 대신 전한다"라며 “경영진이 호텔업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라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5/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텔업이란 게 고객을 최고 서비스로 편안히 모시는 거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마치 불가(佛家)의 스승으로부터 화두를 받은 제자라도 된 것처럼 회장 질문을 곱씹어 봤습니다."

6/ "가만히 앉아 생각만 하다가는 답이 안 나오겠기에 우선 호텔 선진국 일본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도쿄에서 호텔 경영자를 두루 만나고 전문 잡지를 내는 편집장을 만나보니 서서히 감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7/ "호텔업을 서비스업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학자나 직원, 고객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호텔업은 부동산업과 유사한 면이 많았습니다. 호텔 경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위치 아닙니까."

8/ "처음엔 대개 5년에서 7년 정도 적자를 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적 네트워크가 생기고 무엇보다 부동산 가치가 높아져 영업 적자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리버사이드 호텔이 강남과 강북이 맞닿은 요지에 있다는 점에서 회장이 부동산업 측면에서 관심을 두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그제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9/ 이건희 회장은 평소 사고의 유연성과 입체성을 강조한 대로 한 업종도 매우 다양한 앵글로 바라봤다. 호텔업에 대해 부동산업 관점 외에 ‘장치 산업’이라고도 했다. 거대한 기계 설비가 필요한 석유화학이나 중공업에나 해당하는 장치 산업과 호텔업이 얼른 연결이 안 될 것 같지만 회장은 “호텔에 들어가는 비품이 1300개 정도가 된다. 이걸 얼마나 잘 갖춰 놓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장치산업”이라고 했다. 호텔업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단순히 서비스를 잘 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접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서비스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형태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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