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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lectual property: The copyright war between the AI industry and creatives

5월 둘째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저작권청(Copyright Office) 청장을 해임했다. 그 전 금요일, 저작권청은 「저작권과 인공지능 Part 3: 생성형 AI의 학습」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테크 브로(tech bros)'들에게 이 보고서는 전쟁 선언과도 같았다. 이 보고서는 OpenAI, 메타 등 테크 기업들이 자사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온라인 데이터를 자유롭게 '스크래핑(scraping)'하는 행위의 법적 정당성, 즉 ‘공정 이용(fair use)’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AI 기술 발전이 불러온 문제는 저작권 보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영국 의회에서도 이 사안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하원과, 이를 견제하는 상원 간의 대립 양상이다.

창작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선봉에 선 비번 키드론 여사는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정부가 선호하는 선택지는, 성장, 성장, 성장이라는 막연한 약속을 명분으로, 그 권리를 스스로 창출한 사람들의 재산권을 국민들에게서 박탈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 성장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얼마의 가치가 될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정부, 야당, AI 기업, 그리고 정부가 그 권리를 박탈하려는 대상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은, 그 성장은 결코 창작 산업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논의되는 원칙들은 사실 논쟁의 여지가 크지 않다. 사회는 지식재산권의 보호에 동의해왔다.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의 결실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책, 음악, 영화 등 창작물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기업들 역시 그 작업의 수익을 누리는 것이 타당하다. 이것은 도덕적으로 옳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한다. 타인의 창의력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문명국가는 저작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전반, 특히 저작권은 본질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을 내포한다. 그 중 하나는 보호 기간의 적정성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창작자가 사망한 뒤 70년간 그 저작물이 보호된다. 다소 자의적이지만, 이는 분명한 법적 사실이다. 또 하나의 핵심 쟁점은 집행 가능성이다. 키드론 여사가 지적했듯, 창작자들은 자신의 저작물이 ‘스크래핑’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으며, 이는 곧 권리를 보호할 수단이 없다는 의미다.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는 투명성이다.

스타머 총리의 정부는 “열린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채굴(strip-mine)해도 된다”는 식의 접근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을 수 있다. 첫째, 투명성을 강제하는 것이 이미 신뢰가 흔들린 미국 정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 미국 정부는 사실상 테크 기업의 이해에 휘둘리고 있다. 둘째, AI 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자국의 창작 산업이 입을 피해보다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계산. 셋째, 애초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이 실행 불가능하다는 체념도 한 이유일 수 있다.

이러한 판단들은 그 자체로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려되어야 할 반대 논거 또한 명확하다. 우선, 영국 정부 자체의 추산에 따르면, “창작 산업은 2022년 한 해 동안 GDP의 5%에 해당하는 1,260억 파운드의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240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AI 산업이 영국에서 이와 비견될 만한 규모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게다가, 창작 산업은 영국, 나아가 인류가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활동 중 하나이다. 그 창작물을 무료로 넘긴다는 발상 자체가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이 산업(Big Tech)에 “선의의 해석”을 적용할 시기를 지났다. 이 산업의 모토는 “빠르게 움직이며 무너뜨려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다. 실제로 그들은 많은 것을 무너뜨려왔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필자가 직접 겪은 사례처럼, 딥페이크를 통한 금융 사기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19세기 상당 기간 동안 미국은 국제 저작권을 국내법상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안소니 트롤롭은 자신의 저작권이 도둑맞은 데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그들은 남의 자산을 마음대로 점유하는 것을 좋아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런 논리는 일반 국민이 아닌, 서점 공룡들과 그들이 끌어들인 정치인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오늘날 그 ‘공룡들(leviathans)’은 바뀌었지만, 동기는 변함없다.

키드론 여사의 주장처럼, 테크 공룡들과 창작 산업 간의 건설적인 관계가 구축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노예 조건으로 강제된 결혼”은 해법이 아니다. 필자(Martin Wolf)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한다.

- FT.
Energy & Oil: New York to Build One of First U.S. Nuclear-Power Plants in Generation

뉴욕주가 미국 내 15년 만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이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약속한 각종 인허가 간소화 조치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 시험하는 중대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인터뷰에서, 주 산하 공영 전력회사가 최소 1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원전 설비를 기존 노후 원자로 군에 추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1GW는 약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호컬 주지사는 “뉴욕으로 오고자 하는 모든 기업, 이곳에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에너지 비용과 전력 안정성을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약 100년 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당시 주지사에 의해 공공의 수력 발전 관리를 위해 설립된 뉴욕 전력청(NYPA)은, 뉴욕 북부에 부지를 선정하고 원자로 설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NYPA 단독 혹은 민간 파트너와의 협력 형태로 추진될 수 있다고 호컬은 말했다.

이번 사업은 미국 원전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안전성 우려, 비용 초과, 느린 인허가 절차로 인해 원전 산업은 신규 건설보다는 기존 시설 유지에 치중해왔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실질적 효과를 가늠할 기회이기도 하다. 해당 명령은 미국 원자력 규제 기관 개편, 신규 프로젝트의 인허가 신속화, 국내 연료 공급 확대, 군사시설 및 AI 데이터센터용 연방 토지 내 원자로 건설을 포함하고 있다.

2021년 주지사에 취임한 이래 에너지 프로젝트에 집중해온 호컬은, 트럼프와의 대화에서 항상 연방 차원의 원전 인허가 개혁을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두 사람 간의 논의는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중단 해제, 중단됐던 두 개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재가동 결정으로 이어졌다.

호컬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 부서가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NRC)의 운영 간소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왜 원전 인허가에 10년이나 걸리는가?”라고 반문하며,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1년 이후 상업용 신규 원자로는 단 5기만 가동에 들어갔고, 이는 기존 원전의 폐쇄를 상쇄하기엔 부족했다.

미국 내 원전 발전 용량은 2012년 정점 대비 4% 이상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태양광 패널과 천연가스 터빈 등 다른 발전 방식은 급성장했다. 연방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원전 용량은 향후에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노후 원전의 운영기간 연장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원전은 미국 전체 전력의 약 19%를 공급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폐쇄 사례는 2021년 환경 문제와 과밀한 인구 밀집 지역에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문을 닫은 인디언포인트(Indian Point) 원전이다. 해당 원전은 뉴욕시 전력 수요의 약 25%를 담당했다.

이후 뉴욕주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주정부와 시정부의 다른 대부분의 에너지 정책이 오염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과 충돌했다.

호컬은 당시를 회상하며 “플랜 B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원자력에 대한 여론은 급변하고 있다. 원전은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속에서 뜻밖의 수혜자로 부상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처럼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기술기업들이 원전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전의 위험성과 방사성 폐기물 문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은 원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풍력과 태양광 같은 간헐적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기저부하 전력원으로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인허가 간소화 추진이 그녀에게 추진력을 제공했다고 호컬은 밝혔다.

또한, 펜실베이니아의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전 내 손상되지 않은 원자로를 재가동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에 대해,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안전성에 대한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그녀는 주장했다. 1979년 해당 원전의 부분적 노심용해 사고는 미국 원전 산업에 수십 년간 충격을 남긴 사건이었다.

호컬은 “해당 지역사회는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며, “이는 미국 전역에 보내는 ‘이제 때가 되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새 원전 건설 후보지로는 현재 뉴욕주에서 운영 중이거나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가 소유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3개 원전 부지가 검토되고 있다. 신규 시설은 대형 원자로 하나일 수도 있고, 소형 원자로 여러 기로 구성될 수도 있다고 호컬은 밝혔다.

현재 콘스텔레이션과 뉴욕주는 오스위고(Oswego)에 위치한 나인마일포인트 청정에너지 센터(Nine Mile Point Clean Energy Center)에 원자로를 추가하는 초기 작업에 대해 연방 보조금을 신청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뉴욕주는 캐나다 당국과 함께 온타리오주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사례도 조사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괄 생산 가능한 SMR 방식은 비용을 낮추고, 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초기 자본 부담과 건설 지연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 당국은 미국 내 가장 최근 완공된 조지아주 보글(Plant Vogtle) 원전의 시행착오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9년에 착공되었으나, 최종 완공은 2023~2024년에야 이루어졌고, 총비용은 초기 예상치의 두 배 이상인 300억 달러를 초과했다.

- WSJ.
Crypto: A $4 Billion Hong Kong Family Office Makes First Crypto Foray

홍콩의 초부유층 자산을 운용하는 VMS 그룹이 암호화폐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디지털 자산 부문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지고, 점차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가 확대된 데 따른 결정이다. 

VMS의 매니징 파트너 엘튼 청(Elton Cheung)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산 규모 약 40억 달러를 보유한 VMS가 탈중앙화 금융(DeFi) 전문 헤지펀드 Re7 캐피털에 최대 1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VMS는 설립 이후 주로 사모펀드와 장기 중심의 비상장 자산에 투자해 왔으나, 최근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전략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 시기를 늦추면서 자산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VMS는 인터넷,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여러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센스타임 그룹 출신 인사와 함께 인공지능(AI) 초기 투자에도 나선 바 있다. 고객 구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후 친 암호화폐 기조와 함께 크게 증가했다. 비트코인은 선거 이후 약 50% 상승했고,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 서클의 초대형 기업공개(IPO) 성공도 추가 상승 요인이 됐다.

청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명확한 규제와 정부 및 기관의 지원을 확인할 수 있는 지금이 진입에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VMS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토큰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Re7 캐피탈을 통한 간접 노출 방식을 선택했다. Re7은 분산형 거래소(DEX)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스테이블코인 대출, 헤징 전략을 활용한 시장 중립 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Re7 창립자 예브게니 고흐베르그(Evgeny Gokhberg)는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로 계속 돌아오는 이유는 위험과 수익의 비대칭성 때문”이라며 “100배 수익 또는 전액 손실 같은 투기적 접근은 명성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자산운용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VMS는 이와 더불어 디지털 자산 결제시스템 및 인프라 프로젝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모색 중이다. 2023년 12월 VMS 런던 사무소에 합류한 디지털 자산 투자 총괄 지 리(Zhi Li)는 “규제가 정립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패밀리 오피스와 기관들의 관심은 매우 강하며, 특히 차세대 자산가들이 새로운 분야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 Bloomberg.
Markets & Finance: How Visa and Mastercard Can Survive the Stablecoin Threat

스테이블코인은 소비자 결제에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카드사들이 전략을 잘 짠다면 말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 같은 법정통화의 고정 가치를 나타내도록 설계된 디지털 토큰, 즉 스테이블코인이 우리가 결제하는 방식을 빠르게 뒤흔들 수 있다고 베팅하는 듯하다.

상원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써클)과 코인베이스 같은 암호화폐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반면,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주가는 지난 수년간 최악의 월간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시장이 이 거래에 몰두하기 전에, 소비자 결제 비즈니스의 핵심 동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카드를 대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결제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에 있지 않다. 이미 공공 또는 민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레일'(결제 인프라)이 존재한다.

카드가 결제의 중심에 계속 머무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고유한 경제성과 보편성 때문이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소비자가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를 보유하고 있고, 거의 모든 상인이 이를 수용한다. 카드는 은행과 소비자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이용할 유인을 제공하며, 보안 및 구매자와 판매자 간 분쟁을 처리하는 메커니즘도 갖추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시스템의 비용은 카드 결제를 수용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인들이 지불하는 셈이다. 그래서 상인들은 대체 결제 수단을 가장 먼저 채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대형 상인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많은 결제 수단이 특정한 영역에 특화되거나, 백엔드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특히 미국에서 카드 결제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여전히 소비자 상거래의 중심에 남아 있다.

이번에는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스테이블코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이동할 수 있어, 결제 수단으로서 접근성과 도입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달러를 사용하고 싶지만 미국 달러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국가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카드 네트워크도 이미 적응 중이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파트너들이 암호화폐, 그 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으로 충전 가능한 카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를 통해 기존 카드 결제와 같은 방식으로 결제를 수령할 수 있다. 별도의 시스템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 이들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상인이나 다른 주체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써클이 발행하는 USDC도 포함된다.

그다음 문제는 소비자가 왜 카드를 놔두고 직접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려 할 것이냐는 유인 구조다. 현재 카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보상 혜택을 제공한다.

스테이블코인도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각 스테이블코인은 고정된 법정화폐 가치로 환전 가능하다는 점을 보장하기 위해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준비금은 이자 수익을 창출하며, 이 수익은 토큰으로 결제하는 사용자에게 할인이나 포인트 형태로 보상을 제공하는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자 수익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귀속된다. 상인들이 이 경제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은행이든 다른 기관이든 그들과 협상해야 한다.

만약 상인들이 자체 코인을 발행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자체 보상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오늘날 스타벅스처럼 고객의 충전금을 자체 계정에 보관하고 이자 수익을 얻는 리테일 모델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 모델은 가장 규모가 큰 상인들에게만 열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고객이 해당 계정에 돈을 보관하도록 유도하려면, 상인들은 지갑에 연결된 카드를 발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야 고객이 그 자금을 다른 판매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기존 자금으로 결제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그렇다면 신용 결제는 어떻게 될까? 신용 거래에는 대출 기관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카드 네트워크를 통한 거래 중계가 필수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네트워크를 통해 보상형 신용카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특히 미국 외 국가나 백엔드 거래 영역에서 다양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 지갑 속으로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카드다.

- WSJ.
Rates: Bond Traders Boost Bets US 10-Year Yield Will Dive Toward 4%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4월 이후 최저 수준인 4%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이를 반영한 옵션거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준 당국자들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의 중심은 8월 만기 미국 10년물 국채 콜옵션으로, 현재 4.3% 수준인 10년물 금리가 향후 몇 주 안에 4%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한 헤지 전략이다. 만약 금리가 실제로 이 수준까지 떨어질 경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고관세를 발표한 직후 시장이 요동친 이후 최저수준으로이다. 5월 중에는 일시적으로 미국과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로 4.6%를 넘기기도 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하락 기대는 당시 고점에서 상당폭 되돌리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헤지 움직임을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스탠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 등이 7월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도 의회 증언에서,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추가 완화에 인내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지난 24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신중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같은 발언 이후 금리 선물 및 스왑 시장은 7월 FOMC회의에서 약 4b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보우먼 부의장 발언 전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수치다. 시장은 올해 남은 4차례 회의에서 총 60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1주일 전 예상치인 45bp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를 뒷받침한 또 다른 요소는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예상외 하락이다. 이에 따라 10년물 금리는 4.3%를 하회했다. 

옵션시장에서의 주요 거래는 6월 20일과 23일에 집중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휴전 합의를 발표하기 직전, 중동 정세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바탕으로 국채 수요를 늘리며 수익률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Bloomberg.
Opinion: MAGA Doesn’t Mean Making Profits Great Again

지난주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1분기 세후 기업 이익이 3.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기업 이익 감소는 전통적으로 경기 둔화의 신호로 여겨지지만, 이번에는 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의제가 기업의 수익성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일까?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업 가치가 고공행진 중이기에 이 주장은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세후 이익은 GDP의 10.7%로, 20세기 후반 50년간 8%를 넘지 않았던 수준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비슷한 수준은 1929년 대공황 직전에나 나타났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기업 이익은 재분배의 주요 타깃으로 보인다.

트럼프 연합 내부에는 반기업 정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애드리언 울드리지는 MAGA가 “자본주의를 끝장내려 한다”며, 공개 상장된 전문 경영 기업을 해체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케빈 로버츠는 블랙록을 “퇴폐적이고 뿌리 없는 존재”라며 불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기업 공산주의”를 비판하며, 1.6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공화당 후원을 끊은 기업들에 대한 정부 조사를 요구했다.

스티브 배넌은 “미국 정부 예산 4.5조 달러 중 기업 세금은 5천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자사주 매입 대신 설비 투자를 늘렸다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요구하며, “재원은 기업과 부자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UBS의 미셸 러너는 1870년 이후 데이터를 통해 관세가 기업 수익성을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1950년 이후 기업 현금 흐름 수익률은 글로벌화로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며 상승했다. 소시에테 제네랄과 번스타인 연구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해외 매출(40%)과 낮은 비용 구조는 글로벌화의 혜택이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당시 S&P 500 기업의 매출원가는 매출의 70%였지만, 현재는 63%로 개선됐다. 탈세계화는 기술, 소비재, 산업재 기업에 특히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트럼프 2기 정책은 주주에서 노동자로 부를 이전해왔다. 스톤엑스 파이낸셜의 뱅상 들루아르는 ‘원 빅 뷰티풀 법안’에서 법인세가 감세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개인소득세 감세로 상쇄하려 하지만, 결국 기업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불법 이민 단속과 유학생 제한은 노동 비용을 상승시키고, 외국인 투자 과세 위협은 자본 유입을 줄여 기업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알버트 에드워즈는 코로나 이후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기업들이 마진 확대를 위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비판한다. 이는 ‘탐욕 인플레이션’ 논란을 부추겼다. 카멀라 해리스는 “바가지 방지법”을 제안했고, 트럼프는 아마존 등이 관세의 가격 영향을 명시하려던 계획을 철회시켰다.

CEO와 근로자 간 임금 격차도 문제다. 2021년 CEO-근로자 보상 비율은 399:1로, 1965년의 20:1에서 크게 벌어졌다. 앤드루 스미더스는 보너스 중심 보상 체계가 투자를 억제하고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쏟아붓으며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비판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겼지만, 2024년 재선 이후 실리콘밸리 지지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기업 후원자를 잃고 있다. 찰스 코크는 공화당이 자유주의 철학을 망각했다고 비판하며 니키 헤일리를 지지했다. MAGA 연합은 대기업과 그 비판자를 모두 품고 있지만, 앞으로의 정책 선택이 이 동거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기업 이익을 둘러싼 긴장은 앞으로의 경제와 정치 지형을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다.

-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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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ign exchange: South Korea lifts 14-year ban on ‘kimchi bonds’ after dollar-backed stablecoins frenzy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기적 열풍이 일자, 한국은 14년 만에 국내 금융기관의 이른바 ‘김치본드’ 매입 금지를 해제했다. 이는 외화 유입을 유도하고자 하는 조치다.

한국은행은 2011년, 김치본드(외화표시 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한 뒤 원화로 전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에 대한 국내 투자 금지를 도입했는데, 이는 발행자들이 환율 불일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정책 변화는 원화 약세와 외화 유동성 부족에 대해 중앙은행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과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열광하고 있으며, 이러한 암호화폐 상품의 거래 규모는 올해 1분기에만 57조원(420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고 외화 유동성 여건을 개선하며, 원화 약세에 대한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원화는 달러당 1,347원까지 1.2% 강세를 보이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고 1,353원에서 거래됐다.

이는 한국 정부가 외환 시장을 규제 완화하고 외화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단행한 최신 조치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 기준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통화 파생상품의 헤지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대출 규제를 완화했으며, 한국은행과 국민연금공단 간 외환 스와프 한도를 확대하여 연기금의 국내 외환 시장 내 달러 매입을 줄이려 했다.

정부는 김치본드가 더 많은 달러를 국내로 유입시켜 개인투자자의 외화 유출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국 지점들이 김치본드 투자를 위해 더 많은 달러를 국내로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시장의 달러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김치본드의 주요 발행자는 달러 자금이 필요한 한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국내 기업들 또한 외화채를 발행해 이를 원화로 전환하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기업들이 김치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의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원화가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는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외환시장 개방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며, 장기적으로 원화에 대한 수요 증가를 시사한다.”

원화는 지난해 계엄령 혼란 이후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면서 올해 들어 달러 대비 8% 이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달 새로 출범한 정부는 재정 지출 확대를 약속했으며, 서울은 통상 협상에서 워싱턴으로부터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MSCI로부터 선진시장 지위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MSCI는 한국의 외환시장 자유화에 대한 제약을 그 이유로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달러 자금 조달 비용이 원화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들이 김치본드 발행에 즉각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FT.
Macro Tr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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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Whose job is safe from AI?

인공지능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과연 어떤 직업이 안전할까?
파이낸셜타임즈 수석 경제논평가 마틴 울프는 최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직업은 아마도 정원사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 말은 설득력 있어 보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FT는 “AI가 가꾼 정원들(The gardens that AI grew)”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자동화된 지능형 점적 관개 시스템, 해충 감지기, 레이저 허수아비, 태양광 제초 로봇 등 정원을 자동화하는 기술들이 소개됐다. 맙소사?!

레이저 허수아비나 로봇 제초기가 과연 인간 정원사의 일자리를 얼마나 위협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직업(job)’과 ‘업무(task)’가 구분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대부분의 직업은 여러 상호 연관된 업무의 묶음이다.

정원사는 잔디 깎기와 잡초 제거는 물론, 해충 감염 진단, 야외 공간 디자인, 그리고 — 아마 가장 어려운 — 까다로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일을 수행해야 한다. AI 시스템은 이들 업무 대부분을 지원할 수 있겠지만, 그 결과는 정원사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변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각 AI 응용 기술이 우리가 수행하는 일의 형태를 어떻게 바꾸느냐이며, 또 그 변화 이후 우리가 새롭게 얻게 될 직무를 좋아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기술이지만, 이 질문들은 오래된 고민이다. 이는 1800년대 초 러다이트(Luddite) 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도로 숙련된 방직공들이 기계가 자신들의 핵심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목격하고,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로 교체되는 상황에 저항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기술과 직업의 특성에 모두 달려 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대조적인 사례로부터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바로 디지털 스프레드시트와 창고 노동자용 음성안내기기 ‘제니퍼 유닛(Jennifer unit)’이다.

1979년 시장에 출시된 디지털 스프레드시트는 회계사무원이 수행하던 단순 계산 업무를 즉시, 완벽하게 대체했다. 하지만 회계직은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문제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살아남았다. 다양한 시나리오와 리스크를 모델링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결국 누구나 창의적인 회계사를 원하지 않은가?

반면 제니퍼 유닛은 창고 직원들이 선반에서 상품을 집어오도록 음성으로 안내하며, 직전의 행동을 추적하고 다음 행동을 지시한다. 이미 단조롭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에서, 남아있던 인지적 작업마저 제거해버린다. 이는 스프레드시트가 지루한 업무를 덜어내고 흥미로운 일을 남긴 것과 정반대다. 요컨대, AI는 지루한 일을 더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고, 흥미로운 일을 더 흥미롭게 만들 수도 있다.

MIT의 데이비드 오터와 닐 톰슨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와 시각을 제공한다. 그들은 전문성(Expertise)이라는 새로운 연구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회계 사무원과 재고 관리 사무원이 자동화로 인해 비슷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분석하는 여러 정립된 접근법들은 대체로 ‘그렇다’는 답을 내놓는다. 과거 양쪽 직업 모두 일상적 지적 작업 — 오류 탐지, 재고 목록 정리, 대규모 단순 계산 등 — 을 주로 수행했다. 이는 컴퓨터가 잘할 수 있는 일들이며, 컴퓨터가 충분히 저렴해졌을 때 자동화는 필연이었다. 같은 유형의 작업이 같은 방식으로 자동화된다면, 두 직업도 유사한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논리는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오터와 톰슨에 따르면, 회계 사무원의 임금은 상승한 반면, 재고 관리 사무원의 임금은 하락했다.

이는 직업이 무작위로 구성된 업무 묶음이 아니라, 동일인이 수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서로 연관된 작업들의 묶음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특정 작업이 제거되면, 남은 작업도 함께 변화한다.

재고 관리자는 교육과 훈련이 가장 많이 필요한 업무인 계산을 잃고, 그 직업은 선반 정리원처럼 더 단순한 역할로 변화했다. 반면 회계 사무원도 계산 업무는 자동화되었지만, 남은 업무는 판단력, 분석력, 고차원 문제 해결 능력을 더 요구하게 되었다.

같은 유형의 작업이 자동화되었음에도, 그 결과는 두 직업의 전문성 요구 수준이 정반대로 이동한 것이다.

당신이 앞으로 5년 뒤에도 직업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면, 가장 자연스러운 걱정은 AI가 그 직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것이다. 오터와 톰슨의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는 당신 직업의 가장 고숙련 영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가, 아니면 그동안 피할 수 없었던 저숙련 작업을 대신해줄 가능성이 더 높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의 직업이 앞으로 더 흥미로워질지, 아니면 더 지루해질지, 그리고 당신의 연봉이 오를지 혹은 전문성이 평가절하되어 하락할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러다이트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 시스템은 훌륭한 브레인스토밍 도구다. 뜻밖의 연결을 만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시할 수 있다. 필자가 롤플레잉 게임을 운영할 때는 아주 유용하다. 준비 과정을 단축시켜, 곧바로 테이블에 앉아 친구들과 마법사 역할 놀이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 업무가 대부분 지루한 관리 행정이고, 가끔씩 창의적 브레인스토밍이 기분 전환이 되는 사람에게 ‘산업형 브레인스토밍 엔진’의 등장은 해방이 아니라 절망일 수 있다.

또는 앞서 언급한 정원사를 생각해보자. 그가 하는 일 중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야외에서 일하는 자신보다 이메일 작문에 훨씬 능숙한 책상 앞 고객들과 소통하는 일일 수 있다. 레이저 허수아비나 제초 로봇이 문제가 아니다. 정원사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AI 비서, 서기, 편집자다. 그리고 그 기술은 이미 여기에 있다.

- FT.
Crypto: The Great Bitcoin Power Shift Has Whales Dumping 500,000 Coins

2조 1천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시장에서 권력 이동이 조용히 진행 중이다. 장기 ‘고래(whale)’ 투자자들이 꾸준히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반면,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업,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들은 매수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달러 부근에서 정체되고, 변동성은 크게 줄었다.

10x 리서치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고래들은 5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처분했다. 현재 시가로 환산하면 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이는 ETF로 유입된 자금 규모와 거의 비슷하다. 

일부 고래는 단순 매도가 아닌, 주식과 연계된 금융거래에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고래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면서 권력 구조는 고래에서 기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ETF, 기업 및 다른 기관들은 지난 1년 동안 90만 개에 가까운 코인을 확보하면서,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2천만 개 중 약 4분의 1인 480만 개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비트코인을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서 ‘장기 분산 자산’으로 전환시키면서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 실제 데리비트의 BTC 30일 기대 변동성 지수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고래들에게 오랫동안 기다려온 출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심리가 흔들리면 개인과 은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메리칸 대학의 교수인 Hilary Allen은 “(고래들의) 목표는 기관들이 대규모로 출금 유동성을 제공해 자신들이 현금화할 수 있도록, 비트코인을 기관이 수용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2년간 가격이 매해 두 배 이상 상승했지만, 2025년 들어 전문가들은 연간 상승률이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2017년 당시의 1,400%에 육박하는 급등세와 큰 차이가 있다. 아르카(Arca)의 최고투자책임자(CIO) Jeff Dorman은 “비트코인은 시간이 흐르면서 지루한 배당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연금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0x 리서치는 이 구조가 몇 년간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본질이 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모든 고래의 활동이 공개된 것은 아니며, 새로운 촉매가 등장하면 비트코인이 다시 요동칠 수도 있다.

- Bloomberg.
Opinion: The fashion copycat fight

흔히 말하길, 모방은 최고의 찬사라고 한다. 하지만 그 모방이 도를 넘어선 ‘도둑질’이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는 오래전부터 보드카와 크랜베리 주스부터 매트리스, 세탁세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유명 브랜드와 경쟁하는 자사 브랜드 제품으로 유명하다. ‘커클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 제품이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미국에서는 그 제품들을 실제로 누가 만들었는지를 추측하는 것이 일종의 국민 게임처럼 됐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둔 코스트코가 최근 선보인 의류 모방 제품이 모방의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지난주 고급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코스트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이 등록한 의류 디자인 특허 중 최소 여섯 개, 대표적으로 Scuba 후디와 Define 재킷을 불법 복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송은 5월에 있었던 다른 유사 사건 직후에 제기되었다. 당시 데커스(Deckers)는 코스트코가 자사의 어그 슬리퍼를 불법 복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데커스는 이미 2023년에도 ‘미니 부츠’ 짝퉁 문제로 코스트코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바 있다.

패션 업계에서 ‘짝퉁’은 오랜 현실이었다. 거리 노점상들은 가짜 샤넬 가방을 불법으로 팔고,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들조차 때때로 동료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오마주’라며 빌려온다. 하지만 때로는 질투에서 비롯된 ‘도용’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의 패션 디자인 지적재산권 보호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점에도 원인이 있다. 미국법은 기술적 원단 같은 기술적 혁신에 더 강한 보호를 부여하는 반면, 디자인 자체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보호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룰루레몬과 코스트코의 이번 분쟁은 규모가 다르다. 양사는 모두 상장된 대형 기업이며, 이번 사건은 최근 문화 트렌드인 ‘듀프(dupe, 대체품) 열풍’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과거에는 짝퉁을 구매하는 것이 ‘구질구질한 절약’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 자체가 하나의 패션 성명이 됐다. 해시태그, 틱톡 영상, 각종 미디어 기사들이 이러한 소비자 문화를 부추기며, 사람들은 ‘싸고 괜찮은 대체품’을 찾는 재미에 빠지고 있다. 이른바 ‘보물찾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First Insight의 설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절반 가까이가 어떤 제품을 ‘듀프’라는 이유만으로 구매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연소득 1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70%는 일반 PB 상품보다 듀프를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와 패스트패션 체인들은 이런 흐름을 반기고 있다. 이들은 예전부터 고급 브랜드의 ‘분위기’를 모방한 의류와 신발을 대중적으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듀프 열풍은, 단순 모방을 넘어 매출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소매 분석가 조 펠드먼은 “이런 건 모든 리테일러가 다 한다. 그들은 단지 소비자의 니즈를 채우려는 것이라고 말할 뿐”이라며, “룰루레몬이 코스트코에 납품할 생각이 없으니, 코스트코는 ‘사람들이 이런 레깅스를 좋아한다면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룰루레몬은 초반에는 유쾌하게 대응하려 했다. 2023년, LA에서 ‘듀프 스왑’ 이벤트를 열어 소비자들이 짝퉁을 가지고 오면 진짜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스트코의 최근 제품들은 더 이상 웃고 넘길 수준이 아니었다. 코스트코는 20달러짜리 스웻셔츠에서 룰루레몬의 Scuba 제품 특유의 장식 스티치와 앞주머니 디테일을 그대로 모방했다. 이 제품의 정가는 약 6배에 달한다. Define 재킷의 경우에도, 룰루레몬 특유의 곡선형 뒷면 스티치를 똑같이 본떠 제작됐다.

룰루레몬은 이번 소송에서, 위 두 제품의 디자인 요소가 자사가 지난 2년간 등록해 온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특허를 위반했으며, 심지어 색상명 ‘tidewater teal(타이드워터 틸)’에 대해서도 상표권을 주장하며, 코스트코가 “원고의 명성, 고객 신뢰, 그리고 땀과 노력을 불법적으로 활용했다”고 고소했다. 해당 색상에 대한 상표 출원은 소송 제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

코스트코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법상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어 논리를 갖고 있다. 예컨대 미국 지식재산권법은, 유사성이 ‘기능적’ 요인에 기반했을 경우 저작권 침해로 간주하지 않는다. 또한 듀프 열풍 자체를 자사에게 유리한 논리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이 룰루레몬 정품이라고 착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혼동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트코 제품은 커클랜드 혹은 제조사의 이름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비록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대부분의 특허 변호사들은 이 분쟁이 결국 합의로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데커스와의 UGG 소송도 작년에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재판에 돌입할 경우 양측 모두 손실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 있고, 반대로 룰루레몬이 패소할 경우 “누구든 복제품을 만들어도 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 DC 특허 변호사 조시 거벤은 경고했다.

칭찬과 위조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이 있다 하더라도, 패션 업계에서 그 선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고 싶어 하는 이는 거의 없다.

- FT.
Opinion: Why carmakers need to bring back buttons

때로는, 진보란 뒤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당신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예고 없이 터널 입구에서 급정거 상황을 마주친다. 비상등을 켜려 하지만, 예상한 자리에 버튼은 없다. 대신 비상등은 차량의 터치스크린 메뉴 속에 묻혀 있다. 화면을 누르지만, 멈췄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201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버튼이 없는 미래를 꿈꾸며 스마트폰과 테슬라의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비상등, 와이퍼, 성에 제거 장치 같은 안전 기능조차 오직 터치스크린에서만 조작 가능하도록 옮겨졌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지향적, 세련된 운전석의 꿈은 점점 인간의 한계와 충돌하고 있다. 특히 순식간의 판단이 생명을 좌우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이런 방향을 택했던 걸까? 미니멀 디자인의 매력 외에도, 그 결정에는 재무적 이유가 컸다. 버튼을 없애면 부품 수와 제조 복잡도가 줄어든다. 또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에 최적화되어, 내비게이션·음성 명령·열선 시트 같은 기능을 구독 모델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딜러를 방문하지 않고도 기능을 추가·변경할 수 있어 스마트폰 산업의 수익 모델과 닮아 있다: 하드웨어를 팔고, 이후에는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제 그 흐름은 뒤집히고 있다. 과거에 폐기되었던 버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터치스크린 중심의 인테리어 유행을 선도했던 아시아가, 이제는 가장 먼저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샤오미(Xiaomi), BYD, 덴자(Denza)는 그 선봉에 서 있다. 예컨대 샤오미의 SU7은 중앙 터치스크린 하단에 자석 방식으로 탈부착 가능한 물리 버튼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한다. BYD의 Sealion 05는 센터 콘솔에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BYD의 서브 브랜드 덴자는 D9 모델을 개편하면서 터치 패널을 스위치로 교체했다. 일본에서는 스바루(Subaru)가 한때 터치스크린 중심의 레이아웃을 실험했다가 올해 이를 철회하고, 2026년형 아웃백(Outback) 등 일부 모델에 물리 버튼을 다시 도입했다.

이러한 대시보드 재설계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압력은 유럽에서 오고 있다. 유럽 자동차안전평가협회(Euro NCAP)는 2026년부터 비상등, 방향지시등 등 필수 기능이 물리적 버튼을 통해 작동할 수 있어야 최고 안전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자동차 전문지 Vi Bilägare의 도로 주행 테스트에 따르면, 물리 버튼이 달린 2005년형 볼보 차량에서는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평균 10초가 걸렸지만, 최신 터치스크린 차량에서는 같은 작업에 최대 44.6초가 걸렸다. 영국 교통연구소(Transport Research Laboratory)의 또 다른 연구는, 차량 내 터치스크린 사용이 운전자의 반응 속도를 법적 음주 기준 초과자나 대마초 복용자보다 더 심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 측면에서 보면 물리 버튼의 재도입은 ‘시계 반대 방향’처럼 보일 수도 있다. 차량 한 대당 부품, 배선, 조립 비용이 약 100달러씩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천만 대를 생산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약 1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대당 기준으로 보면, 이는 중형차 평균 소매가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순 터치스크린 의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비하면 그 비용은 훨씬 낮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Euro NCAP 등급이 하락하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보험료가 상승하며, 전체 신차 등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차 판매에도 타격을 준다. 100개가 넘는 전기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중국과 같은 시장에서는, 브랜드 충성도를 나타내는 NPS(Net Promoter Score)가 조금만 하락해도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빠질 수 있다.

버튼의 귀환은 기술 역사에서 반복되어온 흐름 중 하나다. 산업은 종종 ‘미니멀 인터페이스’를 ‘진보’로 착각해왔다. 2000년대 초반, 휴대폰 제조사들은 물리 키를 없애기 위해 경쟁했지만, 결국 볼륨 조절, 잠금, 긴급 통화 같은 기능에는 다시 버튼을 도입했다. 지금도 아이폰의 무음 전환 스위치는 그대로 남아 있다. 운전자가 비상등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시각 없이도 손이 기억할 수 있는 물리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도 터치스크린은 처음에는 혁신으로 여겨졌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연구들은 비상 상황이나 기체 흔들림 중에는 물리 스위치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공장 설비, 의료기기, 군사 장비 모두 여전히 전용 물리 조작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이 전하는 교훈은 분명하다. 결정적인 순간, 인간의 뇌는 근육 기억에 의존한다. 자동차 안에서는, 그것이 곧 운전자의 습관을 고려한 설계를 의미한다. 때로는, 진보란 뒤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 FT.
Food & Drink: Why chefs are finally getting the MSG

수년 동안 글루탐산나트륨(MSG)은 부정적인 평판을 안고 있었다. 많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이 감칠맛 증진제는 두통, 저림, 심계항진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이른바 '중국집 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MSG의 유해성에 대한 주장은 대부분 반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낙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점점 더 많은 셰프들과 인플루언서들이 MSG를 요리의 필수 조미료로 옹호하고 있다. 설탕처럼 생긴 이 조미료는 토마토, 파르메산 치즈, 버섯 등 자연 식품에도 존재하며, 나트륨 함량이 일반 소금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건강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브루클린에 위치한 레스토랑 ‘보니스(Bonnie’s)’의 중화계 미국인 셰프 캘빈 엥(Calvin Eng)은 MSG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대표적인 예는 ‘MSG 마티니’인데, 이는 베르무트 대신 중국의 샤오싱주(紹興酒)를 사용하는 더티 마티니의 변형 버전이다. 또한 차슈 립 샌드위치나 중국식 랜치 드레싱의 소금·후추 오징어 요리에도 MSG가 활용된다. 엥은 “MSG는 감칠맛과 우마미를 더해줍니다. 침이 돌게 만들고, 더 먹고 싶어지게 하죠”라며, 팔에 MSG 문신을 새겼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다.

그의 신간 Salt Sugar MSG: Recipes and Stories from a Cantonese American Home에서는 가정 요리에 MSG를 접목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엥은 일본 브랜드 ‘아지노모토(Ajinomoto)’ 제품을 추천한다. 입자가 거칠어 조리 시 다루기 쉬우며 널리 유통되고 있다. 처음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맛 비교 테스트’를 권한다. “국물이나 수프에 넣어보세요. 무첨가 버전 하나, 소금만 넣은 버전 하나, 소금 양을 줄이고 MSG를 추가한 버전 하나. 이 셋을 비교해보면 ‘아하!’ 하는 순간이 올 겁니다.”

Ferment의 저자이자 일본계 미국인인 켄지 모리모토(Kenji Morimoto)는 MSG를 ‘가니시(garnish, 마무리 조미)’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테이크는 더욱 스테이크처럼 느껴질 겁니다.” MSG는 맛 큐브나 뉴트리셔널 이스트처럼 조미료 믹스, 팝콘 블렌드, 드레싱, 딥 소스에 풍미를 더한다. 엥은 “MSG는 좋은 토마토를 훌륭한 토마토로 만들어준다”고 말하며, 판차넬라(panzanella)를 만들 때는 토마토에 MSG 1티스푼, 소금 1테이블스푼을 섞는다고 설명한다. 발효 두부로 만든 까르보나라 스타일의 ‘카치오 에 페페(cacio e pepe)’에서는 MSG를 짭짤한 두부, 파르메산, 페코리노와 함께 사용한다. “이탈리아 요리와 중국 요리는 모두 우마미 중심입니다. MSG는 그 맛을 정조준하게 해줍니다.”

MSG는 디저트에서도 놀라운 효과를 낸다. 모리모토는 “인스타그램 필터에 비유하고 싶어요.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강화되죠”라고 말한다. 바나나 미소나 캐러멜, 초콜릿을 기반으로 한 디저트를 만들 때 MSG를 넣으면 그 풍미가 훨씬 또렷해진다는 것이다.

- FT.
Ajinomoto Co., Inc. produces and sells a variety of food products, including seasonings, edible oils, processed foods, beverages, and dairy products.
US Politics & Policy: Make America affordable again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 차기 시장이 될지도 모를 인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지난 11월 시장 선거를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부유하고 연줄이 탄탄하며(비록 스캔들로 얼룩졌지만) 기득권층의 상징인 앤드루 쿠오모를 꺾고 맘다니가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이 질문을 곱씹어왔다.

내린 결론은 이렇다. 맘다니는 민주당에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중간선거나 202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경고를 던지는 존재다. 이로부터 배워야 할 세 가지 핵심 교훈이 있다.

첫째, 좋은 마케팅의 힘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오늘날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는 깊이나 맥락보다 '번쩍임(sizzle)'을 우선한다. 맘다니는 스스로의 화려한 SNS 캠페인과 활기 넘치는 태도로 이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우리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정치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목격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정치를 잘하는 후보를 고르지 못하고 있다. 정책은 잘 알지만 정치는 약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공화당처럼 풀뿌리 정치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미진하다. 이 두 가지 모두, 중간선거나 다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둘째, 좌파는 정책에서 너무 왼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 맘다니가 내세운 캠페인 공약 — 임대료 동결, 버스 무료화, 시급 30달러 도입 — 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주 예산과 정책을 통제하는 중도 성향의 캐시 호컬 주지사의 협조를 끌어내는 건 고사하고, 핵심 기업들의 동의도 얻기 어렵다.)

이런 공약이 실현되지 않으면 시민들 사이에 냉소가 퍼질 수 있고, 이는 공화당에게 기회가 된다. “뉴욕이 베네수엘라처럼 되었다”는 조롱이 머지않아 들려올 수도 있다. 사회주의자 우고 차베스가 베네수엘라 경제와 사회를 악화시켰다는 인식이 미국 보수층에 팽배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우려는 실재하는 정치 리스크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교훈은, 맘다니가 미국의 향후 몇 년간 가장 핵심적인 정치 의제를 정확히 짚었다는 점이다. 바로 ‘살림살이(affordability)’ 문제다.

미국은 몇 년째 생계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거, 교육, 의료비 등이 임금 상승 속도를 앞지르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문제를 바이든-해리스 정부를 공격하는 데 활용했고, 결국 대선 승리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 이 문제는 트럼프 본인이 책임질 차례다. 관세 불확실성,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박,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유발하는 예산 법안 등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지금부터 2028년까지 이 주제에만 집중해야 한다. 메시지는 분명해야 한다. “트럼프는 메디케이드 삭감으로 억만장자 감세를 실행했고, 그로 인해 일반 서민은 고비용 의료 위기와 파산에 직면할 것이다.”
“푸드 스탬프는 깎아놓고, 사모펀드 경영진에게는 이연과세(carried interest) 혜택을 지속시켰다.”
“‘빅 뷰티풀 법안(Big Beautiful Bill)’이 초래한 재정적자는 결국 메디케어나 사회보장제도 같은 인기 프로그램에 대한 삭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명확히 국민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물론 민주당은 트럼프를 공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살림살이 위기를 해결할 솔직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뉴욕부터 살펴보자. 버스 무료화 제안은 언뜻 보면 환영할 만하다. 과거 내가 런던에서 아이를 낳고 육아 중일 때, 하루 2시간씩 무료로 제공되던 주립 보육 서비스는 낮잠을 잘 시간을 벌어줘 고마웠지만, 직장맘에게 실질적인 보육 솔루션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맘다니의 버스 무료화는 출퇴근에 허덕이는 시민들의 현실을 반영한 아이디어지만, 매일 버스 이용객의 2배 이상을 실어나르는 뉴욕 지하철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뉴욕을 정말 살기 좋게 만들려면 슬로건 이상이 필요하다.
주택 정책에서 시장을 왜곡하는 임대료 동결보다는, 주거 공간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구시대적 법률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이 점에서, ‘풍요(abundance)’ 진영의 주장에 나는 동의한다.

나는 과거 뉴욕시에서 임대업을 했던 경험이 있다. 내 브루클린 타운하우스의 1층 창문이 법적 기준보다 6인치 낮다는 사소한 규정 위반 때문에,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임대했던 아름다운 정원형 아파트를 철거하고 지하실로 되돌려야 했다. 지금은 그 공간이 내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되었지만, 맘다니의 유권자들이 보기엔 말 그대로 ‘복장 터지는’ 공간 낭비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다.

뉴욕에서 사실인 것은, 전국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지금 생활비를 낮출 수 있는 정직하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날카로운 후보가 필요하다.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연소득 6만~15만 달러 사이의 유권자들조차도 생계비 부담을 실감하고 있다. 맘다니의 지지층도 이 소득 구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뉴욕처럼 상황이 극단적인 곳에서는 포퓰리즘이 통할 수 있지만, 다른 주의 온건 또는 진보 성향 후보들도 하나같이 ‘살림살이’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은 ‘바이든 플레이북’을 뒤집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제조업보다 인플레이션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하며, 특히 그 인플레이션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음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을 다시 살만한 나라로 만들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 FT.
© Matt Kenyon